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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구조조정은 도약의 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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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32회 작성일 10-06-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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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용 부동산ㆍ자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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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채권은행들로부터 9개 건설사가 C등급, 7개 건설사가 D등급 판정을 받았다. 금융위기 이후 세 번째 구조조정 대상업체가 발표된 것이다. 지난해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24개사가 C등급, 5개사가 D등급 판정을 받았던 것을 포함하면 모두 45개사에 이른다. 3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15%가 구조조정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80년대 초 해외시장 여건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부실화된 건설사들이 산업 합리화라는 이름 아래 대기업에 인수합병되는 운명을 맞았다. 외환위기를 겪은 2000년을 전후로 해서는 유동성 위기에 처한 굵직한 건설사들이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과거의 경험처럼 큰 위안이 되는 것은 없다. 설령 지금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과거 비슷한 상황을 이겨낸 경험이 있다면 위기에서도 한결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이는 스스로의 경험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의 경험을 통해서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역경을 이겨낸 사업가들의 전기나 보통사람들의 수기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점에서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가 지혜롭게 위기를 극복한 건설사들의 경험은 현재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건설사들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외환위기로 인한 고금리, 부동산가격 폭락 등은 부채비율이 높은 건설업계에 치명타를 가했다. 대형건설사까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쌍용건설이 1999년 3월, 현대건설이 2001년 6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극동건설, 한신공영 등은 기업회생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이들 건설사는 얼마 후 위기를 극복하고 견실한 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쌍용건설은 조직과 인력을 50% 이상 줄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때마침 불어닥친 주택경기에 힘입어 분양사업에 성공하면서 2004년 워크아웃에서 벗어났다. 현대건설도 2006년 워크아웃에서 벗어나 지금은 건설업계 1위 업체의 위상을 되찾았다. 새 주인을 맞이한 극동건설, 한신공영 등은 중견사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이번을 포함해 금융위기 이후 세 번에 걸쳐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업체들이 앞으로 10년 후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견실한 기업으로 변모해 건설업계를 이끌고 있을지, 아니며 나락으로 떨어져 종적없이 사라질지 지금으로선 장담할 수 없다. 여기에 대한 선택은 구조조정 건설사들 스스로 굳은 의지를 갖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는지에 따라 갈릴 것이다.

 더욱이 지금은 10년 전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외환위기 이후 건설사들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데는 주택경기도 한몫했다. 주택경기가 살아나면서 건설사들의 분양사업이 성공을 거뒀고, 이를 발판으로 경영 정상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위기에 처한 건설사들이 10년 전과 같이 주택경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때나 지금이나 주택경기 침체가 건설사들의 부실을 가져온 계기가 됐지만 과거처럼 주택경기가 때맞춰 반전될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침체는 구조적인 문제에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위기에 처한 건설사들은 10년 전 위기를 맞은 건설사들보다 더한 노력이 필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에서 비춰보면 위기에서 더욱 빛을 발한 건설사는 항시 있었다. 마찬가지로 지금의 위기에서도 후대 건설인들에게 좋은 경험을 전수할 건설사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건설산업의 역사는 그들의 고군분투를 기록하기 위해 충분한 여백을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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