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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공사 同價 투찰률이 '82%', 결국 '운찰제'된 간이형 종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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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31회 작성일 25-12-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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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리지구 공사 115개사 동가...연내 최고
조달청, 최근 개찰한 5건 모두 70% 넘어
균형가격도 동가 속출..."제도 붕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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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간이형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 방식의 토목공사에서도 2개 이상의 동가 투찰률이 80%를 넘어섰다. 그동안 전기와 정보통신 등 전문공사에서 주로 발생한 복수 동가 투찰이 토목과 건축 등 종합공사로 확산해 간이형 종심제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17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0일까지 개찰한 간이형 종심제 방식 토목ㆍ건축공사를 분석한 결과, 총 7건 중 5건에서 2개 이상의 동가 투찰률이 70%를 넘었다.

특히 지난 10일 개찰한 농림축산식품부 발주 ‘특리지구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이하 추정가격 218억원)’은 총 139개사가 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115개사가 2개 이상의 동일 금액을 적어내 82.73%의 복수 동가 투찰률을 기록했다. 올해 토목공사에서 최고 기록이다.

같은 날 개찰한 ‘국도4호선 증약~신상 위험도로 개선공사(109억원)’도 입찰자 407개사 중 293개사가 복수 동가 투찰률이 71.99%로 나타냈다. 지난 2일 ‘국도59호선 정선 남 유평 1,3구간 위험도로 개선공사(추정가격 144억원)’도 562개사 중 425개사가 복수로 동가 투찰해 75.62%를 기록했다.

지난 3일 개찰한 건축공사인 ‘국립울산 탄소중립 전문과학관 건립사업(추정가격 159억원)’은 무려 774개사가 입찰에 몰렸고, 577개사가 동일 투찰금액을 써내 74.55%의 동가 투찰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개찰한 ‘수질오염 통합방제센터 구축사업(추정가격 163억원)’도 221개사 중 157개사가 2개 이상의 동가를 투찰해 71.04%를 나타냈다.

한 토목 전문 건설사 대표는 “전기공사는 이미 89%까지 동가 투찰률이 치솟은 적이 있지만 전기공사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토목ㆍ건축까지 70~80%대 동가 투찰이 일상화됐다. 동가 투찰률이 80%를 넘는 건 간이형 종심제가 모든 공종에서 한계점을 넘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간이형 종심제는 균형가격(입찰자들의 평균 투찰가) 인근에 투찰할수록 높은 가격점수를 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업체들이 예상되는 균형가격 주변의 극히 좁은 구간에 집중하면서 동가 투찰이 나온다.

문제는 단순히 비슷한 가격대가 아니라 최근에는 균형가격을 원단위까지 정확하게 투찰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도4호선 증약~신상 위험도로 개선공사’는 13개사가 균형가격(97억8022만9355원)을 동일하게 투찰했다. ‘특리지구 다목적농촌용수개발사업’도 11개사가 균형가격(195억7533만1762원)을 똑같이 써냈다.

한 공공입찰 전문가는 “적격심사는 예정가격 대비 ±1.6% 범위에 입찰이 분산하지만, 간이형 종심제는 균형가격 기준 약 3000원 안팎 박스권에 입찰자의 70~80%가 몰린다”며 “그런데 이제는 아예 균형가격을 정확히 맞추는 업체가 10개사 이상씩 나온다. 간이형 종심제에 수백개사가 참여하면서 가격 변별력이 사라지고 추첨이나 다름없는 운찰제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도 “전기공사는 예전부터 1~2원 차이의 동가 투찰이 만연했는데, 이제는 토목ㆍ건축도 똑같은 양상”이라며 “특정 공종의 특수성 문제가 아니라 간이형 종심제의 구조적 결함이 명확하게 드러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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