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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공사비 상승은 자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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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4-10-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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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정회훈 기자] 요즘 건설업계의 핫이슈는 공사비다. 공사비를 둘러싼 잡음과 다툼이 끊이질 않는다.

단군 이래 최대 인프라 사업이라는 가덕도신공항은 10조원을 훌쩍 넘는 사업비에도 불구하고 벌써 4차례나 유찰됐다. 반도체ㆍAI(인공지능) 등 국가 기간산업의 기반이 되는 전력구 공사는 사상 초유의 무응찰 사태까지 벌어졌다.

민간 정비사업도 마찬가지다. 추가 공사비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가 줄다리기하는 재건축ㆍ재개발 현장은 한둘이 아니다.

공사비가 부족한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잿값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시멘트 값이 대표적이다.

오죽하면 건설사들이 중국산 시멘트를 수입하는 움직임까지 보일까. 정부도 해외 시멘트 수입 시 인허가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한다.

건설사들은 지난해 10월 시멘트 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시멘트 값을 올려줬으니, 반대로 건설업계가 어려운 지금은 시멘트 값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하면서 일감이 부족하고 수주한 공사의 실행률마저 높으니, 자잿값이라도 인하해서 수익을 맞추겠다는 논리다.

실제 올 상반기 시멘트 제조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0%를 훌쩍 넘는다. 지난해 하반기 손실을 기록한 A사도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때 t당 400달러가 넘었던 국제 유연탄 시세는 지금 130∼140달러에서 형성되어 있어, 판매가격 대비 원가율은 크게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고 고무줄처럼 가격을 내리는 것만이 능사일까. 최근 조달청이 조사ㆍ집계한 올 하반기 시설자재가격은 다른 접근법을 제공한다.

조달청이 지난 16일 발표한 하반기 시설자재가격은 상반기 대비 평균 1.51% 상승했다. 상반기 2.13% 인상에 이어 하반기에도 상승세가 이어진 셈이다. 그것도 2023년부터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도 말이다. 수요가 줄었는데도, 가격이 오르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참고로 조달청의 조사ㆍ집계한 품목에 시멘트는 빠져 있다.

결국, 자재가격은 전통적인 수요와 공급 법칙에서 벗어나 우상향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수요와 공급을 완전히 무시할 순 없지만, 새로운 트렌트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여기에는 생산원가 외에 다른 요소가 작용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시멘트 업계의 경우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에 따라 2030년까지 2조800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

공사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무엇보다 발주처를 중심으로 넉넉한 예산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건설사 역시 선별 수주를 통해 실행률이 좋지 않은 공사는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 수주산업의 특성상 건설사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국토부는 연내 공사비 현실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디 건설산업 내 모든 플레이어가 무릎을 탁 치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자잿값을 내려 공사비를 충당하는 것은 아랫돌 빼서 웃돌 괴기나 다름없다.

건설기술부장 hoony@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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