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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대금 지급 갈등, 국책사업 현장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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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10회 작성일 23-04-1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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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항탱크 터미널 공사현장 지난달부터 공사중단돼

공사비 정산 이견ㆍ하도급사 부실 등 난맥상 줄이어

건설경기 악화로 갈등ㆍ분쟁 지속…하도급사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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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건설경기가 악화로 하도급대금 지급 관련 갈등과 분쟁이 확산하고 있다.

대금 지급시스템에 구멍이 뚫리면서 대형건설사가 맡고 있는 국책사업 현장마저 멈춰서는 등 하도급 대금 및 협력업체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울산 북항 석유제품 및 액화가스 터미널 1단계 LNG(액화천연가스) 패키지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최근 하도급사들이 잇따라 공사중단을 선언하면서 공정이 한달 이상 멈춰선 상태다.

공사 중단 배경은 하도급 대금이 장비, 자재업체 및 근로자들에게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도장공사를 맡은 하도급업체 KTT플랜트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며 2차 하도급사에게 흘러가야 하는 자금길이 막힌 것이다.

장비대금이나 임금 등이 지급되려면 원청사와 하도급사 간 계약해지가 먼저 이뤄져야 하는데, 회상절차 중에는 법정관리인만이 계약 이행 및 해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체불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공사비 조정 등과 관련한 정산 갈등도 빚어졌다.

하도급사인 부강종합건설은 공사 중 설계변경 분에 대한 증액을 요청했지만, 원도급사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재하도급사 및 근로자들에게 지급돼야 할 자금을 묶어 버린 것이다.

그나마 대우건설이 적극적으로 자구책을 내놓은 상태로 조만간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하도급사와는 계약해지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재하도급사에 미불된 급여를 직접지불할 계획이며, 정산분쟁이 발생한 하도급사와는 최근 변경계약에 대한 협의가 완료돼 이달 중에는 공사가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그러나 출구전략을 찾은 이 현장과 달리, 수면 아래에서는 전국적으로 다수의 건설현장에서 갈등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작년 연말에는 화성산업이 시공 중인 대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하도급사인 보현건설이 건설근로자 40여명의 임금을 수개월째 체불하고 잠적하는 사건이 벌어져 현장이 마비되기도 했다.

이에 화성산업은 하도급사에게 정상적으로 기성금을 지불했음에도 하도급사의 부실로 인해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대위 변제하는 등 이중 부담을 지며 가까스로 문제를 해결했다.

업계 및 전문가들은 건설시장 전반에 걸쳐 원자재가격 상승 여파 및 자금조달 문제가 불거지면서 하도급 등 각종 대금지급 시스템에 난맥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협력업체에 대한 정밀한 관리와 더불어 대금지급 시스템을 보다 정교하게 설계, 운영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건설회사법무직협의회 관계자는 “주택 미분양 등으로 원청사가 하도급사에게 지불 해야 할 대금지급 시기가 미뤄지거나, 기성금이 지급되더라도 2차 하도급사 등으로 내려가지 않아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하도급지킴이, 노무비닷컴 등의 노무비 전용계좌를 통해 대금을 직불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두고 있지만, 이는 1차 하도급사에 해당될 뿐 협력사 중 어디서든 부실이 발생하거나 1차 하도급사의 경영악화로 가압류가 걸릴 경우엔 대금지급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대안이나 관리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희용 기자 hyong@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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