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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멘트 '원가연동제' 도입할까...일본은 9월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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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39회 작성일 22-06-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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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최대 시멘트 공급업체 TCC
'고공행진' 유연탄값 변동폭 반영
생산 · 판매구조 유사한 국내업계
'원가연동제' 도입 잇따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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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일본 시멘트 업계가 오는 9월부터 유연탄 가격 변동폭을 시멘트 가격에 반영하는 ‘원가연동제’를 도입한다. 2개월 단위로 원가 평균을 내서 상승분의 90%를 소비자가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로,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납품단가연동제와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한다.

일본의 가격 정책 구조가 수개월 단위로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시멘트ㆍ레미콘 가격 책정 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22일 자재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시멘트 공급업체인 타이헤이요(TCC)는 오는 9월부터 유연탄 가격 변동분을 시멘트 가격에 즉시 반영하는 연동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TCC는 지난 10일 수요 업계에 공문을 보내 “유연탄 국제 시세가 고공행진인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치면서 유연탄 가격이 유례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회사는 이러한 기록적인 비용 증가분을 자체 흡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유연탄에 따른 가격 할증제를 1년간 한시적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사실상 ‘원가연동제’ 도입 계획을 발표한 셈이다.

유연탄은 시멘트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원자재다. 올해 6월 평균 유연탄 시세는 t당 395달러로 2020년 6월 평균가(t당 52달러)에 비해 무려 8배 가까이 뛰었고, 작년 평균(t당 127달러)과 비교해도 3배나 올랐다.

TCC가 도입하는 원가연동제는 유연탄 기준가격을 t당 200달러로 산정해, 초과액 중 10%는 TCC가 부담하고 나머지 90%는 시멘트 판매가격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무역통계로 공표된 유연탄 가격을 2개월 단위로 평균 낸 후, 다음 2개월 가격에 적용하는 공식이다. 예컨대 5∼6월과 7∼8월 유연탄 시세를 비교해 발생한 인상분을 9∼10월 시멘트 가격 책정 시에 반영하는 식이다.

TCC의 이번 결정에 이어 쿠야마, 히타치, 우베미츠비시(UMC), 아소, 덴카, 스미모토 오사카 등 나머지 8개 주요 시멘트사도 순차적으로 원가연동제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초 20% 이상의 시멘트 가격 인상 때도 TCC가 발표한 직후 한 달 내 일본의 모든 시멘트사가 준용한 바 있다.

일본 시멘트 업계의 가격 책정방식 전환은 국내 업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국내 시멘트 업계는 일본과 생산 및 판매 구조가 비슷해 일본의 가격 책정 구조를 답습해왔다. 연초 일본이 20%대 가격을 인상하자 2개월 후 국내 시멘트 제조 7개가 15∼18%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 그 예다.

하지만 가격인상 당시 국내 시멘트사가 예상했던 올해 유연탄 시세는 t당 150달러 수준이었다. 일본(t당 200달러)보다 낮고, 현재 유연탄 시세를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이 때문에 국내 시멘트 업계도 곧 일본의 원가연동제 도입을 검토할 것이란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국내 시멘트사 관계자는 “한 달치 사용분도 안 되는 6만t급 유연탄 선박이 들어올 때마다 150억원 상당의 적자가 쌓이는 상황에서, 가격인상 때마다 레미콘 업계와 협의를 해야 하다 보니 원가 상승분 반영 시점이 늦어지고 인상분도 충분치 않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업계가 가격인상에 응하지 않는 것도 유연탄 시세가 내려가면 시멘트 가격을 바로 조정해주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면서, “일본처럼 원가연동제를 도입하는 것이 차라리 투명한 방식이란 생각이 든다. 레미콘 업계도 시세를 체크해 가격 인상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지희기자 jh606@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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