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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기관 3無에 도입취지 무색… ‘실패작’ 된 간이종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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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회 작성일 20-09-0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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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공사비·기술력 다 잡는다더니

낙찰률, 적격심사 때보다 떨어져

도입 반년 간 ‘우왕좌왕’ 혼란 연속

곳곳 저가투찰 구조적 요소 여전

“적격심사로 환원해야” 목소리 높아

 

 

# 지난 7월 한국전력공사는 간이 종합심사낙찰제 방식을 적용한 ‘세종통합사옥 신축공사’의 종합심사 1순위로 A건설을 선정해 통보했다. 그러나 불과 7일 만에 무효 입찰업체가 당초 13곳에서 12곳으로 줄었다는 이유로 종합심사 1순위를 A건설에서 B건설로 변경했고, A건설의 반발에 무효입찰업체가 다시 13곳으로 확인됐다며 A건설을 종합심사 대상으로 번복했다. 이후 한전은 또 다른 이의제기에 따라 20여일 뒤 무효입찰업체가 무려 44개로 늘었다며 1순위 대상을 B건설로 재차 뒤집으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종합심사낙찰제를 공사비 100억∼300억원 구간에 적용하는 ‘간이 종심제’가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로 전개되고 있다.

중소규모 공사의 적정공사비 확보와 기술력 강화는커녕 도입 반년여 만에 낙찰률은 기존 적격심사보다 곤두박질 치고, 발주기관은 무능력·무책임·무원칙이라는 ‘3무(無)’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실패작으로 전락하고 있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간이 종심제를 전격 폐지하고, 적격심사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건설사 500여곳은 간이 종심제 폐지와 낙찰률 상향을 위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실패한 공공입찰제도 폐지 요구’를 청와대와 국회,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조달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관계기관에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간이 종심제의 실패가 예견된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기존 적격심사는 자재인력 조달 평가항목에서 이윤과 일반관리비 등을 설계요율의 80% 이상 투찰하도록 하면서 평균 81%대의 낙찰률을 나타냈다.

반면, 간이 종심제는 음(-)의 투찰에 한해 균형가격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탓에 입찰참가업체의 ‘이윤 제로(0)’ 투찰을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실질적으로 낮은 금액을 써낸 업체를 낙찰자를 결정하도록 하면서 구조적으로 입찰참가업체 간 저가경쟁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해 간이 종심제 입찰에선 덤핑 수주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간이 종심제 방식을 적용한 ‘어란진항 정비공사’ 낙찰률은 기존 적격심사 평균낙찰률보다 무려 4%포인트 이상 낮은 77.6%를 기록하는 등 70%대 낙찰률이 잇따르고 있다.

간이 종심제 구간에서 건설사가 추정하는 적정 낙찰률이 86%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간이 종심제의 적정공사비 확보는 사실상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간이 종심제 집행 과정에서 일부 발주기관이 무능력, 무책임, 무원칙 등을 그대로 노출하며 스스로 간이 종심제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 달이 넘도록 무효 입찰업체가 몇 개인지 제대로 결정하지도 못하고, 종합심사 1순위 업체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한전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중소건설업체들은 간이 종심제를 폐지하고, 적격심사 환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현행 적격심사 역시 품질과 안전을 확보하기에는 공사비가 턱없이 부족한 만큼 적격심사의 낙찰률 상향조정을 촉구했다.

한 중소건설업체 관계자는 “간이 종심제의 실패는 애초 잘못된 제도 설계와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발주기관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며 “더 이상의 혼란을 멈추기 위해선 간이 종심제를 즉시 중단하고, 낙찰률 하락을 방지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준·박경남기자 knp@ <건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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