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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가조차 없는 최저가입찰”… 예견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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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3회 작성일 20-06-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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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가조차 없는 최저가입찰”… 예견된 사고

기사입력 2020-06-16 06:00:23. 폰트 폰트확대폰트축소

저가공사 리스크 최소화하려다 화 불러… “제도 보완 대신 공사비 증액 후 안전대책 강화해야”

 

“예상했던 결과다. 발주처는 예가 조차 없는 최저가입찰을 관행화했고, 건설사는 저가공사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 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하고 있다. 이런 구조가 화를 초래했다. 지금도 민간공사 상당수 현장은 무방비 상태다.” - 서울지역 도장ㆍ철물ㆍ방수 H전문건설업체 대표

 

이천 물류창고 신축 건설현장 화재 원인 중 하나는 ‘저가공사’가 자리 잡고 있다.

민간 발주처는 수주산업이라는 건설업 특징을 무기 삼아 예가 조차 없는 최저가입찰을 요구하고, 건설사는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시공을 맡는 상황이 반복되는 ‘후진적 참사’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2013년 발표한 ‘민간 건설공사 대금 지급 및 공정성 확보 방안’에 대한 연구결과에서는 민간 건설공사 불공정 실태 조사에 응답한 종합건설업체 254개사 가운데 115개사(45.3%)가 민간 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를 사용하지 않거나 변경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급금과 기성대금마저 계약대로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간 건설공사 1741건 가운데 963건(55%)의공사에서 건설사는 발주처로부터 선급금을 받지 못했거나, 발주처로부터 선급금을 받기로 계약을 하고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883건 중 390건(21%)의 공사에서는 중도 기성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성금 지급이 늦어지면 건설사는 경영 애로뿐 아니라 하수급자, 건설 근로자, 자재장비업자 등에게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공기지연에 따른 지체상금률을 공공공사에서 정한 계약 금액 대비 1000분의 1 이상으로 설정해 계약한 민간 공사도 1820건 가운데 774건(43%)에 달했다.

지체상금률이 높아지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여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전기, 용접, 도색, 마감 공정 등을 병행해 수행하는 문제로 이어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중소건설사는 (민간공사에서) 준공 책임 확약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비용을 고려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공기를 단축하고 있다”며 “문제는 공기 단축을 위해 여러 작업이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안전관리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저가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되겠지만, 수주를 해야 기업이 유지되는 만큼 다소 부당한 특약이 있더라도 도급을 하는 게 현실”이라며 “손실이 뻔한 공사 문화를 바꾸는 게 매우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천 물류창고 화재 발생 이전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6차례에 걸쳐 화재 위험을 경고하고, 개선을 요구한 사실도 드러난 상황이어서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저가공사 문화를 바꾸는 게 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제도적 보완에만 초점이 맞춰진 개선책에서 엿볼 수 있다”며 “현재도 규정대로만 일하면 후진적 사고는 방지할 수 있는 만큼 해결책을 제도 보완에서 찾는 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를 증액해서라도 안전관리대책을 의무화하고, 샌드위치패널 충전재를 난연, 불연으로 수정하는 방안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공공부문에 비해 취약한 민간분야의 감리 시스템도 최근 잇따른 민간 건축 화재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민간공사의 경우 감리에 관한 법정 기준과 대가기준이 없고, 저가 수주로 인해 저임금의 고령자를 배치하거나 안전관리자가 없어 안전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

감리업계 관계자는 “민간분야는 대가기준도 없이 저가로 수주해 공사기간 전체에 감리자를 배치하지 않기도 한다”며 “민간분야도 건설기술진흥법령에서 정한 다중이용시설에 준하는 품질관리계획과 건설사업관리 및 감리에 대한 대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설경제> 채희찬ㆍ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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