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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근로시간 단축’ 7월부터 시행… 건설현장 어떻게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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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433회 작성일 18-04-0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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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시간 줄고, 폭염 땐 멈춰야 하고… “工期 못맞춰”… 늘어난 공사비 ‘막막’

#2018년 7월 중순. 원청 A건설사는 공기업인 B공사가 발주한 경기도 소재 공공주택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7월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 상용근로자 300명 이상 기업은 이를 준수해야 한다. 하도급업체인 C건설사는 일용직 건설근로자 330명을 고용하고 있다. 개정된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다. 정해진 공기를 맞추기 위해 추가로 일할 근로자를 고용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숙련도가 높은 내국인 근로자는 공급이 부족하고 낮은 숙련도의 내국인력조차 일당이 높다. 궁여지책으로 불법 외국인력을 고용했지만, 공사의 품질과 안전이 담보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C건설사는 원청에 추가로 들어간 노무비를 요구하지만, A건설사 역시 발주자인 B공사로부터 이를 보전받지 못해 난색을 표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폭염주의보와 장마도 잇따르고 있어 작업량은 평소의 60% 수준으로 줄었다.

근로시간 단축 여파가 건설현장에 불어닥칠 7월까지 남은 시간은 3개월이다. 상용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제한되는 탓에 건설업계엔 비상등이 켜졌다.

‘주당 52시간 근로 시대’를 맞이하는 건설업계는 불안하다. 시행과 동시에 비용이 추가로 투입돼야 하지만, 이를 보전해줄 방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건설업계는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 공사기간을 연장하거나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 즉, 공사비와 노무비 가운데 추가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발주기관이 이 비용을 보전해 줄 법적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적정 공기가 확보되지 않아 ‘돌관공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품질 저하와 안전사고 등 부작용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발주자가 추가 비용을 보전해 주지 않을뿐더러 계약공기를 준수하지 못할 경우 지체상금이나 향후 입찰 불이익 등의 피해가 불가피한 사면초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건설사 규모별로 근로기준법 개정안 적용 시기가 다른 점도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상용근로자 300인 이상 업체는 올해 7월1일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하지만 50인 이상 300인 미만 업체는 2020년 1월부터, 50인 미만 업체는 2021년 중순부터 해당 법이 적용된다. 특히 종합ㆍ전문건설업체 간 시행시기가 다를 경우 현장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여러 건설사가 참여하는 한 현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이 서로 다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해외공사 수주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와 공기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외국 경쟁업체보다 수주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건설경제 권성중기자 kwon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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