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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은 웃고, 다른 현장은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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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68회 작성일 10-03-2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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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현장 책정 예산 많아 고민…다른 현장 예산없어 관리비 부담

#1. 4대강 살리기 사업 가운데 하나인 ‘○○강살리기 ○공구’ 건설현장. 작년에 첫 삽을 뜬 이 현장은 요즘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 현장 시공을 맡은 H건설은 발주기관이 올해 책정한 예산 700억원을 어떻게 소화할 지 행복한 걱정을 하고 있다.

#2. 한국농어촌공사 A지사가 재작년 집행한 ○○지구 수리시설 개보수 건설현장. 이 공사를 수주한 지역 중소건설사 S건설은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사비가 50억원이 안 되는 작은 건설현장이지만 올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공기가 당초 3년에서 5년으로 늘어 현장 관리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해마다 국회에서 예산을 배정받는 같은 장기계속비 공사라도 4대강살리기 건설현장과 다른 공공공사 건설현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4대강 건설현장은 4년 안에 공사를 마무리짓기 위해 풍족(?)하게 책정된 예산을 어떻게 소화할지 고민하고 있는 반면 다른 현장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늘어날 현장관리비를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가 장기계속공사 올해 예산을 4대강살리기사업에 집중 투입함에 따라 다른 건설현장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공사가 원활하지 못하고 공기가 과도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방국토관리청과 지자체가 집행한 장기계속비 공사, 특히 4대강과 무관한 건설현장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A건설 관계자는 “작년에 수리시설 개보수 공사를 수주했지만 4대강 지류와 연계가 되지 않아 올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현장 사무소를 개설하고도 현장 인력을 놀리고 있다”며 “제도상으로 공기 지연에 따른 현장 인력 급여와 관리비를 정산받을 수 있지만 중소 건설사가 클레임을 통해 발주기관으로부터 실비로 정산받기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성토했다.

B건설 관계자는 “대형사는 인력과 자금 운용에 여유가 있어 문제가 없지만 중소 건설사는 현장 인력 상주에 따른 월급과 관리비 지급이 부담스럽다”며 “통상 현장에 1명을 상주시키면 매달 500만~600만원의 관리비가 나오는데 공기가 지연되면 1년에 6000만원, 2년이면 1억원으로 불어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지난해 착공한 4대강 건설현장은 기성금으로 책정된 예산이 많아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C건설 관계자는 “장기계속비 공사지만 4대강 건설현장은 올해 예산을 어떻게 소화할 지 걱정”이라며 “올 들어 폭설과 한파가 잦았지만 인력과 자재 운영에 묘를 발휘해 공기 준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4대강살리기에 총사업비 22조원의 38%인 8조4500억원을 투입하고 내년에는 41%에 해당하는 9조1500억원을 쏟아 부을 계획이다.

이처럼 올해부터 2년 동안 4대강에 총사업비의 80%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됨에 따라 내년에도 4대강 건설현장과 다른 건설현장의 희비는 계속 엇갈릴 전망이다.

채희찬기자 c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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