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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평제 낙찰률 낮춰 ‘도로 최저가’ 만들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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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493회 작성일 17-01-0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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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자치부가 종합평가낙찰제 대상공사의 낙찰률을 낮추는 쪽으로 제도 변경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종평제의 경우 현재는 동점자가 발생하면 추첨으로 낙찰자를 결정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동점자 중에서 가격이 낮은 자를 낙찰자로 결정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꿔 낙찰률을 떨어뜨리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공공공사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행자부가 종평제의 낙찰률을 낮추려고 하는 이유는 종심제보다 낙찰률이 높아 예산절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종평제의 낙찰률은 평균 88%로 종심제 평균낙찰률인 79∼80% 선보다 8∼9%포인트가량 높다. 하지만 공사특성이나 여건을 무시한 채 단지 낙찰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로 이를 끌어내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행 입찰시스템에서 낙찰률은 실행이 괜찮으면 좀 낮게 형성되고 그렇지 않으면 올라가는 게 보통이다. 낙찰률만을 잣대로 삼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시공품질은 도외시한 채 예산절감에 급급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원가확보 차원에서도 종평제의 낙찰률을 종심제와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종평제 공사가 낙찰률은 높지만 낙찰 후 원가 확보는 종심제공사와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실행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지방자치단체들의 예산사정이 열악하다보니 설계단가와 물량을 불합리하게 책정하거나 산출근거가 불명확해 낙찰률이 높게 형성됐어도 공사비 부족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낙찰률은 떨어지고 있다. 시행 초기엔 낙찰률이 높았지만 지난해 11월 하순부터는 80%대 초반으로 밀려나는 등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심사 중인 공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70%대 낙찰률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종평제는 도입한 지 1년이 됐지만 실제 시행된 지는 6개월여에 불과하다. 공사발주도 18건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시범적인 운영과정에 있으며 실질적으로는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시장이 정착되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낙찰률만을 이유로 다시 제도를 바꾸려고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는 적정공사비를 확보해주겠다는 종평제 도입 취지에도 어긋난다. 지금처럼 낙찰률이 조금만 올라가면 억누르는 규제정책을 반복해서는 누가 정부를 신뢰하겠는가. 단지 낙찰률이 높다는 이유로 저가투찰을 유도하는 것은 이름만 바꿨지 도로 최저가로 가자는 것과 뭐가 다른가. <건설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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