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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전 경쟁력은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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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산업관계연구소 댓글 0건 조회 1,013회 작성일 10-03-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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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입찰제도는 꼴등

 해외 원전 추가 수주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반면 국내 원전 입찰제도는 국제적인 망신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입찰공고된 신울진 원전 1·2호기는 입찰의 첫 단추인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에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하더니 개찰, 입찰금액 적정성심사까지 전 과정에 걸쳐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더이상 만들어내기도 어려울 만큼 수많은 문제들이 곳곳에서 곪아 터진 것이다.

 해외에서는 원전 르네상스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입찰 하나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원전 수출국이라는 낙인이 찍히게 됐다.

 신울진 원전 입찰의 문제점은 첫 PQ 마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원전시장의 저변이 충분히 확대됐다고 판단한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규사 필참을 배제하고 업계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했다.

 그러나 어설프게 신규사를 끼워넣도록 하면서 PQ 과정에서만 두번 연속 유찰을 자초했다.

 이후 입찰조건을 바꿔 겨우겨우 경쟁구도는 형성했지만 이번에는 입찰금액 적정성심사에서 또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곳곳에 숨어있는 헛점 탓에 적정성심사 기준을 충족하는 업체가 단 1곳도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일부 건설사가 입찰이 성립되지 않도록 고의로 유찰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일 만큼 적정성심사 기준은 부실 투성이였다.

 결국 해를 넘긴 신울진 원전 입찰은 전산시스템 장애라는 변수로 인해 또다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땜질식 처방으로 그때그때 상황을 모면해 온 한수원의 입찰집행능력이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향후 원전의 추가 발주를 앞두고 원전 입찰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수준 높은 품질과 안전성이 요구되는 원전 공사에 최저가낙찰제를 적용하는 게 합리적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울진 원전 입찰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실패작"이라며 "국내 원전 입찰제도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하지 않는 한 이런 사태는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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