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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개혁, 어렵지만 이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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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00회 작성일 16-01-0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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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용 정경부장

새해 당청이 던진 화두는 개혁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개혁을 완수해 미래 30년 성장의 든든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올해 화두를 개혁으로 설정하고 모든 일은 예측하고 준비하면 잘 된다는 말처럼 다시 미래를 대비하는 개혁의 깃발을 높이 들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하면서부터 개혁을 외쳤다. 그런데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올해도 개혁을 강조하고 있으니, 개혁이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듯싶다.

 500여년전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도 개혁의 어려움을 얘기했다. 마키아벨리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일은 없다. 현재의 제도와 시스템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개혁을 도와줄 사람들은 새로운 질서가 가져다줄 혜택에 대한 모호한 그림밖에는 없다. 강력한 적과 미온적인 동지, 이것이 개혁이 성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다”라고 했다. 마키아벨리는 그래서 군주론에 “개혁을 하고자 한다면 어설픈 설득보다는 확실한 힘으로 굴복시켜야 한다”고 썼다.

 마키아벨리가 살던 시기가 중세였으니, 힘으로 개혁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생각이 가능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민주사회인 지금은 엄두도 못낼 일이다. 설령 당사자들의 이해나 동의 없이 개혁이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큰 저항에 부딪쳐 실행이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500여년전 마키아벨리가 호소했던 개혁의 어려움은 지금도 유효한 논리다. 시대와 체제를 뛰어넘어 개혁의 가장 큰 난관은 언제나 기득권자들의 저항이다. 그래서 개혁은 불굴의 의지와 지속적인 관심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현 정권이 집권 4년 내내 개혁을 외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건설산업이 올해 중요한 전기를 맞는다. 그동안 산업 내에서 진행돼온 일련의 개혁들이 성공해서 안착하느냐, 아니면 실패하느냐를 가름할 중요한 해이다. 우선 가격형 입찰제도인 최저가낙찰제를 대신해 종합심사낙찰제가 시행된다. 실적공사비를 대신한 표준시장단가도 올해 확실히 뿌리를 내린다. 종합심사낙찰제는 최저가낙찰제가 10여년 동안 적용되면서 나타난 가격경쟁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탄생했다. 표준시장단가는 해가 거듭될수록 단가가 하락하는 실적공사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들 제도가 올바르게 뿌리를 내려야 건설시장은 제값을 받고 제대로 일하는 풍토가 조성될 수 있다.

 담합, 뇌물, 부실과 같은 부조리를 추방하기 위한 건설산업 내 구성원의 노력도 지속돼야 한다. 건설은 국민생활과 밀접한 산업이다. 집을 지어주고 도로와 교량을 놓아주는 등 생활의 편의를 제공해주는 산업이다. 하지만 국민의 의식 속에는 건설산업에 대한 친밀감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강하다. 과거 수년 동안 담합, 뇌물, 부실과 같은 부조리가 끊임없이 터진 결과다. 건설업계는 작년 대국민 선언을 통해 부조리와의 단절을 다짐했다. 건설산업 구성원들 모두 이 다짐을 지켜 나가야 건설산업이 국민의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건설산업이 성장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외적으로 성장을 이뤄내는 것과 내적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외적 성장은 수주액이 잣대가 된다. 이런 점에는 건설산업은 지난해 연간 최대 수주액을 갈아치우며 큰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외적 성장은 주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난해 수주액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경기의 도움이 컸다. 올해는 국내외 경제환경을 고려할 때 작년과 같은 외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올해는 개혁을 통한 내적 성장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종합심사낙찰제와 표준시장단가의 정착, 부조리와의 단절, 발주기관의 갑질 개선, 산업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개혁이 단발적인 경기호황보다 건설산업을 더욱 살찌게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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