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가성비와 종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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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40회 작성일 16-01-21 14:30본문
올해 소비 트렌드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이 가성비다. 값비싼 브랜드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만족할 만한 성능을 갖춘, 좋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패턴을 일컫는 말이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휴대폰보다 성능과 디자인에서 큰 차이가 없으면서 가격이 50만원 미만인 실속형 제품에 소비자들이 몰리는 게 요즘 추세다. 상표를 없앤 대신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대형마트 PB상품에 대해 과거 저질로 여겼던 소비자들의 편견이 사라진 지 오래다. 마트 폐장시간에 맞춰 보다 싼 값의 식재료를 구매하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에게 더 이상 ‘궁색’이라고 쑥덕거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이런 것들을 가성비를 고려한 ‘똑똑한 소비’라며 치켜세운다. 심지어 물질적 풍요가 초래한 사치와 향락의 과잉 소비에서 벗어나 자급자족과 내적 충만을 중요시하는 생활방식으로 삶의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고상한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경제성장이 정체되면서 오히려 물질적 사치의 시대에서 정신적 가치의 시대로 패러다임이 옮겨가고 있다는 철학적 분석도 눈에 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를 보면 가성비 소비가 나타난 배경은 경기침체다.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이 최소한의 구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현명한 소비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조건 안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수입에 맞게 쓰면서 합당한 만족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비로소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건설시장에서는 올해부터 종합심사낙찰제가 시행된다. 이 제도는 기존 가격 중심의 최저가낙찰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제도다. 최저가낙찰제는 과도한 가격경쟁을 유발해 덤핑낙찰, 공사품질 저하, 산업재해 가중 등의 부작용을 불러왔다. 따라서 가격뿐만 아니라 공사수행능력과 사회적인 책임 등을 따져 시공사를 선정하겠다는 게 종합심사낙찰제다. 이렇게 보면 종합심사낙찰제는 최근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서있는 가성비 소비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적정가격에 합당한 만족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그동안의 입찰제도는 공공재를 소비하는 입장에서 볼 때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사실 ‘모 아니면 도’만 있는 시스템이었다. 과다설계를 불러올 수 있는 기술형입찰과 품질을 등한시한 최저가낙찰제만 공존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브랜드에 현혹돼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거나 품질은 살펴보지 않고 그저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길거리 제품을 산 것과 다름 없는 일일 게다. 그래서 종합심사낙찰제가 나오게 됐고 2년간의 시범사업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가 시장상황을 고려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뒷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버스가 지나간 뒤에 손을 흔드는 것처럼 상황에 맞지 않는 대책을 내놓는다는 비판이다. 이런 점에서 종합심사낙찰제의 시행은 가성비 소비라는 트렌드와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최신의 소비 트렌드에 맞춘 입찰제도로 볼 수 있다. 적정한 가격에 제대로 된 품질을 얻겠다는 게 제도 도입의 취지이니 말이다. 하지만 종합심사낙찰제가 최신의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운영하는 발주기관과 건설사가 견지해야 할 점이 있다.
발주기관은 종합심사낙찰제가 예산을 더 투입해 가격을 보전해주는 제도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려 적정가격을 주고 제대로 된 품질의 시공물을 얻기 위한 방향에서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건설사 또한 적정이윤을 남기면서 양질의 시공물을 국민에게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 발주기관과 건설사가 이런 입장을 견지할 때 종합심사낙찰제는 똑똑한 제도로 남을 수 있다. 가성비 소비가 똑똑한 소비라는 평가를 받는 것처럼. 권혁용 정경부장
오히려 이런 것들을 가성비를 고려한 ‘똑똑한 소비’라며 치켜세운다. 심지어 물질적 풍요가 초래한 사치와 향락의 과잉 소비에서 벗어나 자급자족과 내적 충만을 중요시하는 생활방식으로 삶의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는 고상한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경제성장이 정체되면서 오히려 물질적 사치의 시대에서 정신적 가치의 시대로 패러다임이 옮겨가고 있다는 철학적 분석도 눈에 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를 보면 가성비 소비가 나타난 배경은 경기침체다.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이 최소한의 구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현명한 소비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조건 안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수입에 맞게 쓰면서 합당한 만족을 얻으려는 움직임이 비로소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건설시장에서는 올해부터 종합심사낙찰제가 시행된다. 이 제도는 기존 가격 중심의 최저가낙찰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제도다. 최저가낙찰제는 과도한 가격경쟁을 유발해 덤핑낙찰, 공사품질 저하, 산업재해 가중 등의 부작용을 불러왔다. 따라서 가격뿐만 아니라 공사수행능력과 사회적인 책임 등을 따져 시공사를 선정하겠다는 게 종합심사낙찰제다. 이렇게 보면 종합심사낙찰제는 최근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서있는 가성비 소비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적정가격에 합당한 만족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말이다.
그동안의 입찰제도는 공공재를 소비하는 입장에서 볼 때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사실 ‘모 아니면 도’만 있는 시스템이었다. 과다설계를 불러올 수 있는 기술형입찰과 품질을 등한시한 최저가낙찰제만 공존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브랜드에 현혹돼 고가의 명품을 구매하거나 품질은 살펴보지 않고 그저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길거리 제품을 산 것과 다름 없는 일일 게다. 그래서 종합심사낙찰제가 나오게 됐고 2년간의 시범사업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가 시장상황을 고려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뒷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버스가 지나간 뒤에 손을 흔드는 것처럼 상황에 맞지 않는 대책을 내놓는다는 비판이다. 이런 점에서 종합심사낙찰제의 시행은 가성비 소비라는 트렌드와 절묘하게 들어맞는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최신의 소비 트렌드에 맞춘 입찰제도로 볼 수 있다. 적정한 가격에 제대로 된 품질을 얻겠다는 게 제도 도입의 취지이니 말이다. 하지만 종합심사낙찰제가 최신의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제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운영하는 발주기관과 건설사가 견지해야 할 점이 있다.
발주기관은 종합심사낙찰제가 예산을 더 투입해 가격을 보전해주는 제도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려 적정가격을 주고 제대로 된 품질의 시공물을 얻기 위한 방향에서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건설사 또한 적정이윤을 남기면서 양질의 시공물을 국민에게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입찰에 참가해야 한다. 발주기관과 건설사가 이런 입장을 견지할 때 종합심사낙찰제는 똑똑한 제도로 남을 수 있다. 가성비 소비가 똑똑한 소비라는 평가를 받는 것처럼. 권혁용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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