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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민간공사 ‘甲질’로 시름하는 중소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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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78회 작성일 16-02-1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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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건설사가 살아야 경제가 산다 - 입찰시스템 ②

  분쟁 많지만 법적 대응력 약해…표준도급계약서 확대해야

 경기도 소재 Y건설은 자동차 내장재 제조가 주력인 D그룹의 자회사인 I사의 강원도 고성군 죽암면 문암진리 소재 교육연구시설 증축공사를 시공했다. 그런데 공사과정에서 현장소장이 다섯번이나 바뀌었다. 협박에 가까운 건축주의 무리한 요구를 건설사 직원이 버티지 못하고 줄줄이 회사를 그만뒀기 때문이다. 이 건설사는 공사가 끝난 후 설계변경에 따른 추가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 소송을 냈지만, 건축주는 하자보수 손해배상으로 맞소송을 냈다.

 서울 소재 I건설 C전무는 공사보다도 공사가 끝난 후 공사비를 받는 게 주업무다. 이 회사는 민간공사를 잘하기로 소문난 곳 중 하나였지만, 무리한 요구와 하자발생을 빌미로 한 공사비 삭감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는 설계오류가 발생해도 이에 대한 책임은 시공사가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국내 건설물량이 줄어들면서 민간 건설부문이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 분양이나 재건축이 대형건설사 영역이라면 사옥이나 빌딩 등 민간도급공사는 중소건설사가 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분쟁이 그치지 않고 있다. 건축주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하거나 공사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간공사 발주자의 대표적인 불공정관행으로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금액 불인정’이 꼽혔다. 전체의 42.1%가 이 같은 경험을 했다고 응답했다. 민간공사 10건 가운데 4건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으로는 △하자판정 등에서 불합리한 피해(34.7%) △사용승인 후 준공검사 거부(32.5%) △경미한 하자를 이유로 한 의도적 준공지연과 지체상금 강요(32.0%) △전문성 부족한 공사감독원 선임(27.8%) △계약조건으로 정하지 않은 하도급자 또는 자재납품처 지정(27.4%) 등의 순이었다.

 민간건설시장에서 불공정행위가 다양한 유형으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일단 공사수주가 먼저이고 공사비를 받아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건축주의 ‘甲질’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

 최후의 수단은 소송이지만, 법무팀이 갖춰진 대형건설사에 비해 중소건설사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김성근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공사비 미지급, 추가공사비 불인정 관련 소송이 가장 많다”며 “그러나 민간공사는 사적영역이기 때문에 계약서가 전부라고 보면 되고 이 때문에 건설사가 대응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를 사용하라고 조언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는 발주자와 건설기업이 대등한 입장에서 공정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고 계약의 표준모델을 보급하고자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를 권장하고 있다.

 김영덕 건산연 연구위원은 “민간공사는 상대적으로 객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으며 계약사항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해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법적 대응력이 약한 중소건설사들에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민간건설 표준도급계약서는 현재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건산연의 같은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2.0%가 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계약과정에서 내용이 변경되는 경우가 있다는 응답이 전체의 40.5%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표준도급계약서의 불명확한 조항을 개선하는 한편, 분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규정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전문지식이 없는 공사 감독원 선임을 막는 장치나 발주자 준공검사 기피 대응책 마련 등이 요구된다.

 김 연구위원은 “투명하고 공정한 계약문화 조성이 필요하며 표준도급계약서가 널리 사용돼야 한다”며 “민간공사라는 이유로 도외시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관여해야 하고 지자체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정석기자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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