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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중소건설사가 살아야 경제가 산다 ②중기 新성장판 열어주는 입찰시스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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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16회 작성일 16-02-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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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없이 높은 公共ㆍ민자 문턱, 수주기회조차 못잡아

종심제, 기술형입찰, 도시재생 개발까지 中企 먹거리 극히 제한

수요 무궁무진한 생활형SOC 등 발굴 '물량공급ㆍ수주확대' 투트랙 정상가동 시급

중국 경제당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ㆍNDRC)은 올 들어서만 270억달러(33조원)에 달하는 SOC(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 추진을 승인했다. 27조원 규모의 초대형 도로건설사업을 비롯, 도시철도와 지방철도 등 수십건의 중소규모 SOC프로젝트까지 잇따라 추진을 확정하며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의 올해 SOC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47조원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경제적 토양이 다르다곤 하나, 새해 SOC예산을 축소한 우리나라와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우리나라도 이미 가파른 내수 침체와 계속된 수출 부진으로 경제성장률 3% 달성도 어려운 저성장시대에 직면했지만, 올해 SOC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4.5%나 줄였다. 선반영된 추경예산 때문이라는 분석과 민자로 보완하겠다는 발표도 있었지만 오락가락하는 SOC정책은 경제의 불확실성만 키운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정부의 SOC예산 축소로 경기부양이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며 “예산의 자원배분 기능뿐 아니라 경기조절 기능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관성 있는 SOC투자 기조로 경제활성화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진단이다.

SOC예산 축소는 곧 국내 공공건설시장의 위축으로 직결된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바로 중소건설사들이다. 우리나라처럼 상위(시공능력순) 1%의 대형사들이 물량을 독점하다시피하는 구조에서는, ‘파이’가 작아지면 저변에 깔린 중소건설업계에 내려올 물량은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SOC투자 기조와 더불어 부진한 생활밀착형 SOC 발굴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논의만 무성했을 뿐 고용창출 등 직접적 경제효과는 물론, 서민주거와 안전, 재해예방 등을 위한 생활형 SOC투자는 제자리 걸음만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충남 서부지역의 극심한 가뭄 피해가 확산될 당시, 지역중소건설사들은 십시일반 소규모 마을관정을 개발하고 주민들에게 직접 용수를 지원했다. 또 다른 형태의 사회공헌 활동이자 미담 사례로도 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한다. 관정개발 등 소규모 상수원개발사업은 막대한 투자나 예산이 필요 없으면서도, 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SOC임에도 정부나 지자체는 사실상 방관자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하수도나 서민주거, 도로교통, 재해예방 및 안전 분야도 다를 바 없다. 지난해서야 부랴부랴 추진된 도수로 사업이나 누수율 저감사업은 물론, 지지부진한 농어촌지역 소규모 임대주택 건립 및 사고위험 도로개선과 보도설치 등 생활형 SOC에 대한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일관성 없는 소극적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서민경제를 지탱하는 중소건설사들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수주 기회가 보장되는 입찰시스템도 절실하다. 물량 공급이나 배분만을 목적으로 하는 입찰이 아니라 건실한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페이퍼컴퍼니 등 부실업체를 걸러내는 장치도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종합심사낙찰제(이하 종심제)나 사실상 대형사들의 전유물이 된 기술형입찰 등 공공시장에서 중소기업에 허락된 기회가 극히 제한적이다. 미래 건설산업의 먹거리로 부상 중인 도시재생 등 민간개발사업의 경우에는 지역 내 업체들이 배제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생활형 SOC 발굴과 일관성 있는 예산 투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민 복지향상을 위한 필수조건이며, 입찰시스템 개선을 통한 지역 및 중소업체의 공공 및 민자사업 참여 확대는 중소기업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을 위한 ‘사다리’”라며 “물량 공급과 수주 기회 확대라는 투트랙이 정상 가동돼야 우리 경제가 저상장 시대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하부구조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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