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10년뒤를 상상하라>디벨로퍼+금융 융합의 시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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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88회 작성일 16-04-28 09:13본문
모습은 디벨로퍼지만…여전히 시공수익에 집중
건설사들이 금융과의 융합을 통한 디벨로퍼로의 변신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디벨로퍼의 기본 역량인 프로젝트 기획과 관리, 운영에는 아직 미숙한 점이 많다.
한국형 디벨로퍼에게 가장 부족한 부문이 리스크 관리다. 디벨로퍼는 직접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때문에 사업 추진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모든 리스크 요인을 찾아내 회피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리스크 회피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사실 금융권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뉴스테이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건설 후 일괄 분양이 아니라 8년 이상 장기임대를 하는 뉴스테이 사업의 특성상 장기투자가 가능한 재무적투자자(FI)를 확보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FI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안정적인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주요 사업 주체인 건설사들은 임대 기간의 수익보다는 청산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뉴스테이의 경우 의무 임대 이후 분양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를 사업 참여의 중요한 요소로 본다”고 말했다.
건설사 관계자도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난 이후 부동산 시장의 여건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이 뉴스테이의 위험요소”라고 전했다.
운영을 통한 임대수입보다는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에 초점이 맞춰지면 아무래도 시공사들은 시공마진을 통해 최대한 이익을 늘리려는 형태를 보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실제 운영 과정에서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금융권의 참여는 어려워진다. 지난 3월 기준으로 금융권의 뉴스테이 융자는 2조6000억원이지만 출자는 275억5000만원에 그쳤다.
다만 최근에는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의무 임대 기간 후 매각이던 뉴스테이의 투자금 회수 모델이 운영기간 중 배당을 통한 회수에 초점을 맞춰지면서 FI가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형태가 됐다. 일정 수준의 운영이익이 보장되면서 금융권의 움직임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삼성생명과 KEB하나은행 등은 직접 뉴스테이 사업 주체로 뛰어들면서 사업 추체가 다양화되고 있다.
민자 인프라 분야도 여건은 비슷하다. 건설사들이 운영수익보다는 시공 수익에 초점을 주로 맞추면서 금융권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민자사업의 경쟁력도 약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시공 수익에 방점을 찍으면서 FI 모집 단계에서 건설투자자(CI)들의 지분을 얼마의 프리미엄을 얹어 재매입을 할 것인지가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또 민자 인프라 역시 건설사들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건설단가를 올릴 여지가 많기 때문에 민자도로의 비싼 통행료의 원인이 된다.
민자업계 관계자는 “건설비가 높아 통행료가 높게 책정되면 주무관청과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부대사업 등을 통해 수익을 다각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통행료를 낮추는 등의 운영능력이 디벨로퍼의 역량”이라고 지적했다.
해외건설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개발형 사업에 쉽게 진출하지 못하는 것도 결국은 비슷한 이유라는 평가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해외건설 수주액 가운데 개발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3%에 불과하다. 정부가 해외 개발형 사업 지원을 위해 각종 정책형 펀드를 확보하고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자금 공급에 나섰지만 실제 실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해외 개발 사업에 금융이 나서지 않은 것이다.
해외 사업에 금융이 동반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도 결국은 리스크 관리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외건설업계에서는 금융 지원이 안되서 사업 수주가 안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지원할만한 프로젝트가 없다”면서 “리스크가 높은 사업에 무작정 지원을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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