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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여 사과했지만, 입찰담합 손해배당 줄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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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779회 작성일 16-04-06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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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진 37건의 입찰담합으로 1조3462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받은 건설업계가 이번에는 과징금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 발주처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존폐기로에 놓였다.

건설업계는 지난해 8월19일 자정 결의대회를 열고 국민 앞에 ‘입찰 담합’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했다. 이어 ‘건설산업 사회공헌재단’도 설립했다.

그러나 일본이나 독일 등 해외와 달리 애초부터 예고된 발주처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전은 건설업계를 ‘벙어리 냉가슴’ 신세로 만들고 있다.

일본과 독일은 사업자가 얻은 부당이득과 위법행위에 따른 제재적 성격의 금액을 벗어난 수준의 과징금이 결국 부당한 처벌이 될 수 있는 만큼 이를 환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운용 중이지만, 우리나라는 과징금 부과 시 민사소송에 대한 ‘비례의 원칙’은 적용하지 않고 있다.

1조원을 웃도는 과징금도 큰 부담이지만, 발주처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더해지면서 생존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현행법은 하나의 위반 행위로 과징금과 손해배상은 물론 형사처벌까지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발주처의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은 ‘을’ 입장에 놓인 건설업계의 ‘한(恨)’으로 되돌아 오고 있다.

건설사들은 4대강 사업과 호남고속철도, 인천도시철도 2호선 사업 등에서 공구별로 입찰 참여를 나누는 ‘담합’을 했지만, 이러한 담합의 단초를 제공한 정부와 공기업은 공동책임을 짊어지는 대신 ‘소송’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임기 내 공사를 끝내야 한다는 목표로 2009년 6월29일 4대강 사업 15개 공구를 동시에 발주햇고, 같은 해 9월과 11월엔 호남고속철도 공사 각각 5개, 10개 공구를 동시에 발주했다.

결국 공구당 100억∼150억원의 설계비를 투입할 수 있는 건설사만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었고, 비싼 설계비를 절감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구 나누기’, 이른바 담합이 이뤄졌을 때 발주처 역시 이러한 구조를 알고 있었다는 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어찌됐든 입찰 담합은 잘못된 일이다. (이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자정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했으며, 1조3000여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냈다. 입찰 담합을 근절하겠다는 의지이자, 잘못에 대한 반성이었다”면서 “그런데 이제는 (발주처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더해지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중처벌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싶지만 현재로서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가 지난해 (입찰참가자격 제한에 대한) 광복절 사면을 단행하면서 제시한 ‘내수 진작 및 일자리 창출’, ‘서민경제 활력 제고’라는 대명제를 건설산업이 이행할 수 있도록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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