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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형 입찰 활성화의 씁쓸한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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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13회 작성일 16-05-3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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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책임·천재지변 아니면 계약금액 증액 불가…예산 절감 꼼수 논란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등 기술형 입찰이 예산 절감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기술형 입찰은 낙찰 후 설계변경을 통한 계약금액 증액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기술형 입찰 확대를 통해 예산의 추가 투입을 차단하고 공사 수행 과정의 리스크 부담을 건설사에 떠넘기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명분으로 기술형 입찰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기술형 입찰의 대표격인 턴키 방식이 해외건설 수주의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공공시장에선 기술형 입찰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이에 따라 정부는 설계보상비 수준을 높여 기술형 입찰의 문턱을 크게 낮추는 동시에 가격경쟁보다는 기술경쟁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기술형 입찰의 구조를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기술형 입찰의 낙찰자 결정방식 중 그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확정가격 최상설계 방식을 확대 적용하고 가중치 방식의 경우에도 설계점수의 가중치를 최대 90%까지 부여할 수 있도록 해 설계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기술형 입찰 심사기준의 초점을 가격이 아닌 설계에 맞추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그러나 기술형 입찰 활성화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그 배경으로 내세우면서도 예산 절감을 위한 꼼수로 활용될 수 있다는 따가운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기술형 입찰은 건설사가 설계단계부터 관여해 직접 설계하거나 기존 설계를 보완한 후 참여한다는 이유로 낙찰 후 설계변경 기준이 엄격하고 설계변경을 통한 계약금액 증액이 불가능하다.설계·시공 분리발주의 경우 설계변경에 따른 계약금액 증액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계약금액 조정이 막혀 있는 기술형 입찰을 통해 예산이 추가로 들어가는 일을 막고 공사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도 건설사가 책임지도록 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시각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실제 턴키의 낙찰자 결정방식 중 확정가격 최상설계 방식이 적용된 시범사업에서 예산 절감을 위해 가격을 미리 확정하지 않고 설계심의 이후 확정가격을 결정하도록 하는 등 공사비 삭감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기술형 입찰 활성화의 배경을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지만 계약금액 증액이 안되는 제도의 특성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기술형 입찰 활성화에 앞서 적정공사비를 책정하지 않으면 결국 외면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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