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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성장 엔진 꺼진 K-건설] 2부 (2)기술 없는 기술형입찰…뉴노멀 된 수의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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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97회 작성일 25-01-0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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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 및 품질 저하 악순환 우려…물가보정 기산일 개선 방향 고무적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지난해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전환된 기술형입찰 프로젝트는 20건을 웃돈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비롯해 강남역ㆍ광화문ㆍ도림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인천대로 일반화 도로개량(2단계) 및 혼잡도로 개선공사, 킨텍스 제3전시장 등이 대표적이다.

수의계약 비중도 지난해 역대급으로 치솟았다. 지난해 추진된 절반 이상의 기술형입찰 프로젝트가 수의계약 수순을 밟으면서 사실상 뉴노멀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심지어 한 건설사는 올해 명함을 내밀었던 모든 기술형입찰 프로젝트가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맞기도 했다.

수의계약은 기술력을 최우선순위로 삼는 기술형입찰 취지와도 어긋난다. 통상 기술형입찰은 가격 대비 설계에 더 높은 가중치를 둬 실시설계 적격자를 가리는 구조여서 다들 기술경쟁에 전력을 다한다. 기술형입찰 낙찰률이 99%대 이르는 배경이다.

하지만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면 가격 협상기준에 따라 종합심사낙찰제 수준인 80%대 낙찰률로 뚝 떨어지는 탓에 수익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이 악화되면 결국 품질 저하는 불가피하다. 아무래도 기술경쟁에 나설 때보다 설계에 힘을 뺄 수밖에 없고, 수의계약 낙찰률을 감안한 설계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마저도 어려우면 수의계약 협상은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 실제 수의시담에 착수한 일부 건설사는 계약 포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다만, 정부가 앞서 ‘2025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통해 공공공사비 현실화 차원에서 수의계약 체결 시 실시설계 기간의 물가 변동분 반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은 고무적이다.

수의계약 시 물가보정 기산일은 통상 계약체결일인 실시설계 이후로 설정되는데, 이는 입찰일(기본설계 제출)을 기준으로 삼는 경쟁입찰 대비 약 1년가량의 물가 공백이 생기는 것이나 다름 없어 그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수의계약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물가보정 기산일 개선에 더해, 가격협상 기준을 기술형입찰 평균 낙찰률로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며 “수의계약 전환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들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결국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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