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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돋보기> SOC투자 줄지만 공항투자는 ‘제2 전성기’…부족한 재정 민자로 메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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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763회 작성일 16-06-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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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 급증과 여가문화 확산으로 최근 공항투자는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1995년 지방자치 도입으로 제1의 전성기를 맞았던 공항투자는 무안ㆍ양양 공항 등의 실패 사례를 잇달아 양산했다. 하지만 최근의 공항투자는 ‘수요있는 투자’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김해와 제주의 신공항 건설은 기존 김해공항과 제주공항의 포화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첫 소형공항인 울릉ㆍ흑산도 역시 관광수요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사업 속도는 울릉도와 흑산도가 가장 빠르다. 사업성 문제로 2번 유찰된 울릉도는 사업비 재산정을 위한 기본설계를 추진 중이다. 흑산도는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협의가 한창이다. 제주 2공항은 올 연말이면 예비타당성조사가 끝난다. 이번에 신공항 건설로 가닥이 잡힌 김해는 하반기 중 예타에 착수한다. 새만금과 백령도, 서산 등 3곳은 신공항 또는 민항 시설 확충을 위한 사전타당성조사를 벌인다.

공항건설은 변수가 많다. 특히 실제 건설과정에서 사업비 증액요인이 생기기도 한다. 바다를 메워 건설하는 울릉도 소형공항의 경우 당초 사업비보다 800억∼1000억원 가량이 더 들 것으로 보인다. 활주로 건설을 위해 바다를 메우는 데 사용할 돌의 강도 부족 탓이다.

당초 5755억원으로 편성된 울릉 공항의 올해 예산은 85억원이다.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내년에는 1107억원, 2018년에는 1365억원, 2019년에는 1565억원으로 계속 늘어난다. 국토부 관계자는 “5000억원대 1개 사업도 이렇게 예산이 급증한다”며 “김해ㆍ제주와 같은 4조원대 공항사업 2건이 동시 추진되면 재정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재정여건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당장 국토부를 비롯한 각 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한 내년도 SOC 예산 요구액은 20조원으로, 올해 예산(23조7000억원)보다 15.4%나 줄었다. ‘SOC=구조조정 1순위’라는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중기재정운용계획상으로도 SOC 예산은 올해 23조7000억원에서 2019년 18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7.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빠듯한 재정을 분야별로 쪼개야 하는 국토부로선 고민이 커지게 됐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개발사업 가운데 국가기간망 사업은 국회의 사전의결을 거쳐 총공사비를 확보한 후 사업에 착수하는 ‘계속비 계약’ 방식으로 편성해야 한다. 하지만 숱한 예외조항 탓에 매년 사업 예산만큼만 계약을 맺는 ‘장기계속계약’ 방식이 대부분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일단 사업 착수는 제 때 가능하지만 완공시기가 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개항 시기가 중요한 공항사업과는 엇박자다.

공항투자가 특정시기에 몰리면 도로ㆍ철도 등 다른 분야가 ‘투자 절벽’에 빠질 위험성도 그만큼 커진다. 실제 건설업계는 4년간 22조원을 집중투자한 4대강사업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4대강사업이 집중됐던 2009∼2012년까지 수자원을 제외한 타 분야 예산이 급감했다. 2008년(1조6007억원) 1조원대였던 수자원 예산은 2010년(5조1076억원)과 2011년(5조182억원)에는 5조원대로 껑충 뛰었다. 반면 2009년 9조3734억원이던 도로 예산은 2011년에 7조2033억원으로 무려 2조원 넘게 감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10년간 10조원이 분산투자되는 공항과 4대강사업의 파급력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족한 재원을 민간투자로 메워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미 한국공항공사는 울릉도ㆍ흑산도 공항에 총사업비의 30%가량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항공사가 운영하는 14개 지방공항 중 김포ㆍ김해ㆍ제주를 뺀 11곳에서 작년에만 617억원의 적자를 내는 등 투자여력이 넉넉치 않다.

박용석 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공항사업의 특성상 랜드사이드만 운영해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아 별도의 인센티브 없이는 일반 민간투자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경제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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