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종 표준하도급계약서에 원청업체의 안전관리 의무가 추가될 전망이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건설업종 표준하도급계약서에 하청업체는 물론 원청업체의 안전관리 책임을 함께 명시하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개정은 최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남양주 공사장 폭발사고 등 하청업체 직원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원청업체의 안전관리 의무를 뚜렷하게 표기하지 않은 공정위의 표준하도급계약서가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표준하도급계약서의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심 의원은 "표준하도급 계약서를 개정해서 원청업체가 하도급 업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사례를 막아야 한다"라며 최대한 일정을 당겨 표준하도급계약서를 개정할 것을 주문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서울메트로가 하청업체에 위생·안전관리와 관련한 일체의 책임을 부여한 것은 공정위의 표준하도급계약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는 원청업체의 안전보건조치 의무 범위를 원청업체 사업장 내 모든 작업으로 확대하는 등 원청의 책임을 대폭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표준하도급계약서 개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공정위는 원청업체의 안전관리 의무를 반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표준하도급계약서 개정을 위한 연구용역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서둘러 용역을 마무리한 뒤 연말까지 개정안에 추가하기로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한 원청업체의 안전관리 의무는 하도급계약서와 무관하게 효력이 있다"며 "표준계약서에 하청업체의 안전의무 조항을 넣은 것은 원청에 안전관리비를 부담하도록 하기 위한 근거 조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원청업체의 안전관리 의무가 표시되지 않은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산업안전보건법 규정을 준용해 표준계약서에도 원·하청의 안전관리 의무를 표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경제 박경남기자 k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