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Focus

[사설] 철도개량 예산 증액 현실성 없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84회 작성일 16-07-05 10:15

본문

      철도의 노후화가 심각하다. 전국적으로 준공된 지 30년 이상된 철도교량은 1266개(42%), 터널은 299개(44%)에 이른다. 내구연한을 지난 신호설비와 전기설비도 각각 46%, 34%에 달한다고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올해 철도 개량 보수예산은 4750억원으로 전체 철도 예산 7조32억원의 6.8%에 불과하다. 철도시설 노후화에 비해 개량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철도시설 노후화가 심하다보니 안전사고가 줄지 않는다. 어제도 경북 봉화군 석포면 석포역에서 영주역 방향 영동선을 운행하던 무궁화호 열차 1량이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잘못했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남양주 진접선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또 열차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철도사고가 끊이지 않자 국토부가 대책을 내놨다. 오는 2020년까지 철도사고율을 지금보다 30% 줄이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매년 철도개량예산을 11.5%씩 증액해 시설개량 완료시기를 당초 오는 2034년에서 2028년으로 앞당긴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철도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국토부 발표대로라면 철도시설 노후화가 조기에 개선돼 철도사고가 현저히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실성이 없다는 데 있다. 한마디로 국토부의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정부의 예산상황을 감안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정부 예산은 각 부처마다 총액을 정해 이를 부처별로 필요한 분야에 배분하는 탑다운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부 예산에는 SOC사업이 많이 포함돼 있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매년 11.5%씩 철도예산을 증액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다. 앞으로 기재부 협의과정에서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하물며 국토부도 예산 확보가 어렵다는 걸 인정한다. 국토부는 재정이 여의치 않으면 민자유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전혀 고려치 않은 처사다.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철도개량사업에 민자를 끌어들이기는 녹록지 않다. 철도사고가 줄지 않으면서 철도개량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크다. 자칫 사고라도 나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뜬구름 잡는 식의 대책 발표는 지양해야 한다. 국민들의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 장밋빛 전망만 내세우기보다는 더욱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 건설경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