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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기술형 입찰, 심의위원들의 너무나 다른 눈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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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75회 작성일 16-07-0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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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위원별 1등-꼴등 '제각각'-천차만별 설계점수, 수주도 복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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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형 입찰시장이 본연의 모습을 찾고 있다. 업체별 설계심의 점수를 순위대로 격차를 벌려 평가하는 총점차등제가 보편화되면서 설계심의결과가 실시설계적격사 선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가격으로 기술경쟁의 결과를 뒤집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건설기업들의 기술개발과 설계능력 향상을 유도하려는 기술형 입찰제도의 도입취지로 볼때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기술경쟁의 분위기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에는 뭔가 불안한게 사실이다. 설계심의결과가 나올때마다 무성한 뒷말들이 결국에는 기술경쟁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다.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승복이다. 상대방의 실력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승복할때 경쟁은 아름다울 수 있다.

그러나 기술형 입찰시장에서는 설계심의결과에 승복하는 일이 극히 드물다. 설계심의후 “우리 설계가 상대방보다 나빴다”며 패배를 인정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렵다. 패자는 설계의 질이 아닌 다른 사유들로 인해 심의에서 졌다는 말을 한동안 달고 다닌다.

이런 모습은 건설기업들이 설계심의결과를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왜 그럴까.

지난달 이뤄진 이천∼문경 철도건설공사 8공구의 설계심의 결과를 되짚어보자.

이 공사의 설계심의에는 철도계획, 토목구조, 토질기초, 토목시공, 궤도 등 5개 분야에서 13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3개 업체의 설계내용을 심사했다.

그런데 심사결과를 보면 심의위원들의 선호도가 모두 제각각이다. 분야별로 2∼3명이 심사에 참여했는데, 심의위원별 1등이 겹치는 분야는 토질기초 1곳뿐이다.

2명의 심의위원이 참여한 철도계획과 궤도분야는 심의위원별 1등 업체가 모두 갈렸고 3명으로 구성된 토목구조, 토질기초, 토목시공분야 가운데 토목구조와 토목시공에서는 심의위원들이 각기 다른 업체에게 1등을 줬다. 토목시공분야의 평가결과를 보면 J위원이 1등으로 평가한 업체를 L위원은 꼴등으로 평가했고, K위원이 1등 점수를 준 업체에 J위원은 최저점을 매겼다. 그리고 K위원은 L위원이 1등을 준 업체를 꼴등으로 평가했다.

사전적 의미로 전문가는 ‘어떤 분야를 연구하거나 그 일에 종사하여 그 분야에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따라서 어느 분야의 전문가들이라고 하면 지식과 경험의 상당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래서 다수의 전문가들이 손을 들어주는 일이라면 전문적으로 올바른 선택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더욱이 이천∼문경 철도건설공사 8공구는 모두 5개 분야로 세분화해 심의위원을 선정했다. 그만큼 전문화의 정도를 세분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1등을 놓고 볼때 전문가들의 의견이 토질기초분야를 빼고 모두 다르게 나타났다. 전문가라고 해도 선호도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어느정도 인정하더라도 겹치는 부분이 너무 없다.

“전문가들의 심사결과가 무작위로 투표해서 1등을 매기는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는 비아냥이 건설업계로부터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기술형 입찰시장에서 기술경쟁의 분위기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심의결과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야 한다. 그래야 승복의 문화도 정착된다.

심의위원들이 전문가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심의에 참여할때, 그 결과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아질 수 있다. 건설경제 권혁용기자  hy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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