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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깍기' 첫 위법판결, '적정비 확보' 기폭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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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797회 작성일 16-11-1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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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불합리한 삭감이 손실 초래…시공사에 손해배상 하라

사상 첫 입찰전 예정가격 산정시 발주자 위법행위 판결

사상 처음으로 공사입찰 전 예정가격을 불합리하게 삭감하는 발주자의 ‘비정상정 관행’과 ‘갑질’에 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렸다.

예산 사정만 고려한채 무리하게 노무비 등 공사비를 깎는 행위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향후 건설업계가 적정 공사비를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최근 2심 판결에 불복한 발주자(피고, 국방부 제주방어사령부)의 상고를 기각하고 시공사(원고, K종합건설)에게 이자를 포함,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발주자가 회계예규가 정한 준칙 및 표준품셈에 의한 가격기준에서 현저히 벗어난 방식으로 원가산정을 하고 이에 근거해 기초예비가격을 결정한 것은 위법으로 볼 수 있다고 적시했다.

또 발주자가 이런 사정을 고지하지 않은채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은 신의칙상의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에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K종건은 지난 2011년 ‘제주 10-00 부대장 관사신축공사’ 관련 공사예정가격 산정시 발주자가 설계도서 및 내역수정을 통해 노무수량을 무리하게 삭감해 입찰을 집행, 시공상 큰 손해를 받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1심)은 계약담당자의 노무비 삭감 등의 행위를 위법으로 볼 수 없다며 원구의 청구를 기각했다.(2011가합7258)

하지만 서울고등법원(2심)은 1심 판결을 뒤집었다.

발주자는 시공사에게 이자(연 5%, 연 20%)와 함께 실제 투입한 노무비에서 낙찰금액을 제외한 손실금액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2011나102822)

고법은 예산사정만 고려해 재료비나 사업규모 등은 축소하지 않은채 노무비만 비상식적으로 삭감하는 행태는 위법행위로 봐야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또한 이에 불복한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다.(2013다23617)

이번 판결은 불합리하게 공사비를 깎는 발주자의 비정상적인 관행에 제동을 건 첫 사례로, 적정공사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새로운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길기관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간접비나 설계변경 등과 관련, 시공사의 손해배상 청구가 받아들여진 사례는 있으나 입찰 전 공사비 삭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법원이 시공사의 손을 들어준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며 “이는 향후 건설업계가 적정 공사비를 보상받을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길 변호사는 또한 “이번 판결은 그간 만연해 있던 공사비 삭감 관련 발주자의 전횡이 여실히 드러난 것으로, 앞으로 재료(자재)비나 사업규모 등을 조정하지 않는채 더불어 부족한 예산에만 맞춰 노무비 등을 삭감하는 관행과 갑질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경제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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