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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처 甲질 뿌리 뽑겠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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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761회 작성일 16-09-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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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방망이’ 휘두르는 사정당국

공정위 제재 수위 약해져 횡포 적발하고도 ‘경고’뿐

권익위 이동신문고 개설…분쟁해결 소식은 ‘감감’

‘갑질 근절’ 소극적 공무원 책임묻고 처벌해야

발주기관의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처방전의 약발이 다해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 감사원까지 나서 발주기관의 횡포에 칼을 겨눴지만 칼끝이 급격히 무뎌지는 분위기다.

앞서 공정위는 갑질을 일삼은 발주기관을 상대로 과징금을 부과하는가 하면 권익위는 불공정계약 관행 해소를 위한 이동신문고 운영에 들어갔다. 감사원은 발주기관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 행위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공정위의 제재 수위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권익위의 갑질 해결 소식은 좀처럼 들려오지 않고 있다. 감사원의 감사는 일회성에 그치면서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4년 말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의 갑질을 적발하고 160억원의 과징금을 물린 데 이어 이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수자원공사의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해 15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경기도시공사, 충남개발공사, 울산도시공사 등 지방공기업 9곳의 횡포에 대해서도 30억원 가량의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그러나 올 들어 과징금을 부과한 곳은 인천국제공항공사(32억원) 1곳에 불과하고 한전, 대구도시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서울시도시철도공사 등은 갑질을 적발하고도 경고 조치하는 데 그쳤다.

발주기관의 갑질을 향한 공정위의 처벌이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권익위는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중앙부처·지자체·공공기관 등과 체결한 공사계약과 관련해 공사비 미지급, 설계변경 불인정, 입찰절차 이의 등에 대한 애로를 듣기 위해 이동신문고를 열었다.

불공정계약을 둘러싼 분쟁을 주로 소송을 통해 해결하면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권익위가 분쟁 조정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불공정계약 민원 처리에 대한 권익위의 성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건설비리를 단속하는 권익위의 성격상 애초 권익위가 불공정계약 관행을 근절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고 실제로도 권익위의 역할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감사원의 감사는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 함께 발주기관의 갑질을 제어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감사원은 지난해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한 발주기관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한 차례 감사결과를 내놓은 이후에는 잠잠한 상태다.

감사원 감사가 일회성에 그치면서 감사원도 발주기관의 갑질을 끊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발주기관의 횡포를 적발하기 위한 상시 감시시스템을 구축하고 갑질 근절에 소극적인 공무원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거나 처벌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발주기관의 갑질을 뿌리뽑으려면 정부가 익명의 신고·제보 센터를 설치하거나 상시 감시망을 운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규제개혁에 소극적인 공무원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는 것처럼 갑질을 자행하거나 무시하고 지나치는 공무원도 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경제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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