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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트랜스로드(TransRoad)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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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786회 작성일 16-09-05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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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달리고 자가진단ㆍ수리까지…도로가 살아있다

미래 도로는 어떤 모습일까. 자율주행ㆍ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과 융합(Trans)해 기존 도로를 초월(Transcend)하는 새로운 도로(TransRoad)다. 완전 자율주행이 실현되고 AI를 활용해 도로운영이 최적화된다. 풍력ㆍ압전ㆍ태양열 등을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음ㆍ분진ㆍ진동이 없다. 균열과 고장을 스스로 진단하고 관리하는 살아있는 도로다. 레고처럼 퍼즐 맞추듯 조립해 설치하고, 교통사고 사망자 ‘0’에 도전하는 꿈의 도로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처음 수립한 ‘1차 국가도로종합계획’에 담긴 미래도로 트렌다. <편집자>

1. 인공지능(AI) 도로

2035년이면 주요 도심에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해진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4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차선 이탈 방지, 자율주차처럼 종ㆍ횡 제어단계다. 2단계는 차량 인식과 간격 유지 기술이 골자다. 현재 1,2단계는 상용화됐다. 3단계에선 일정구간을 운전자가 손ㆍ발 조작없이 주행한다. 4단계는 시동 켜기부터 목적지 도착과 주차까지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 전 과정을 수행하는 완전 자율주행을 말한다. 골드만삭스는 자율주행자동차 시장 규모를 2025년 960억달러, 2035년 2900억달러로 전망한다.

자율주행차가 3,4단계에 진입하려면 도로와의 협업이 필수다. 실시간 교통정보, 통행패턴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교통을 예측하고, 자율주행차와 일반차가 혼재된 상황에서 원활한 교통소통이 가능한 운영ㆍ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에 통제하는 초정보화 스마트도로다.

인공지능 기반의 알파(α)도로는 도로 스스로 교통상황, 도로상태, 차량 주행정보를 수집ㆍ분석해 개별 차량을 제어ㆍ관리한다. AI 교통관제센터와 도로 상 모든 차량이 서로 연결돼 실시간 차량, 도로 모니터링 정보가 제공된다. 정부는 무인교통 전담기구를 신설한다.

2. 에너지 생산 도로

더이상 도로는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내뿜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에너지를 만든다. 풍력, 태양열 패널을 통해 도로관리에 필요한 에너지는 자체 조달한다. 자동차들은 ‘압전도로’를 달리며 스스로 전기를 생산한다. 압전도로는 자동차가 도로를 달릴 때 표면에 가해지는 힘(압력)을 전기로 바꿔준다. 도로에서 만든 전기로 가로등을 켜고 휴게소, 가정집으로 보내 쓴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는 경유ㆍ휘발유 차량 외에도 전기차, 수소차를 위한 충전시설이 빠짐없이 갖춰진다. 친환경차 보급을 위해 전기ㆍ수소차는 통행료도 깎아준다. 전기차 충전은 충전소 외에도 일정 구간마다 설치된 무선충전 차로가 ‘달리는 충전소’ 역할을 한다. 한국의 충전시설 인프라와 배터리 기술, 무선충전 기술은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다.

3. 초고층ㆍ입체 도로

평지를 단층(單層)으로만 연결하던 도로는 옛 말이 됐다. 초고층 빌딩끼리 하늘 위로 이어주고 지하에선 다층(多層)형 지하도로가 선보인다. 플라잉카(비행겸용 자동차)를 위한 전용도로 건설도 임박했다. 초고층빌딩을 잇는 연결도로는 지상의 차량을 수직으로 끌어올려주는 차량용 고속엘리베이터(수직 수송망)를 탄생시킨다. 수십층 고층엔 환승센터도 만들어진다.

다층형 지하도로는 서울 강남 한복판에 들어선다. 코엑스∼삼성역∼현대자동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옛 한전부지) 일대 지하공간은 복합쇼핑몰과 복합환승센터, 지하 3∼6층으로 이어지는 통합역사가 건설된다. 상습 정체 해소를 위해 지하도로를 연결한 경인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는 완행ㆍ급행 복층구조다.

KTX역과 고속도로 ICㆍ휴게소를 연계한 복합환승단지도 선을 보인다. 철도와 도로가 만나는 주요 거점은 물류센터를 만들어 스마트 물류플랫폼으로 개발한다. 복합쇼핑몰을 갖춘 프리미엄 휴게소는 호텔 등 숙박시설까지 갖춘 복합휴게시설로 진화했다.

도로 건설방식도 달라진다. 정부고시와 민간제안 방식의 장점을 결합한 정부공모사업이 도입된다. 휴게소ㆍ충전소 등 민자 부대사업도 활성화해 민간투자를 끌어낸다. 기존 도로시설에 대한 대규모 구조보강이나 보수가 필요한 시설물에도 민간자금을 활용해 신속하게 보수한다. 영동고속도로 시설개량사업의 확장판이다. 우리나라의 민간투자 인프라 정비비율이 영국(12.3%), 호주(8.4%) 수준으로 올라섰다.

4. 자가 진단ㆍ치유 도로

주요 고속도로와 교량에는 자동센서가 부착돼 있다. 센서가 이상 유무를 진단해 관리센터로 자료를 보내면 유지관리용 드론이 즉각 현장으로 날아가 상세한 영상을 보내온다. 도로 유지관리에 최적화된 드론이 개발되고 우수 전문인력도 매년 배출돼 일자리가 는다. 보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술자 대신 도로보수 로봇이 투입된다. 사람이 접근하기 힘들거나 위험한 보수작업은 로봇의 몫이다.

‘자기 치유형 콘크리트’ 등 최첨단 신소재도 개발돼 도로 포장에 쓰인다. 이 콘크리트는 유기물, 혼화재 등을 활용해 균열을 스스로 복원한다.

PMS(도로포장관리), BMS(교량관리), TMS(교통체계관리) 등 각종 도로관리시스템은 ‘도로자산관리시스템’으로 통합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로시설물의 자산가치를 평가하고 투자우선순위가 결정된다. 도로 유지보수도 과거 공종별 보수에서 다공종ㆍ종합 도로 리모델링 사업으로 패러다임이 바뀐다. 상수도, 통신 등 도로의 노후 매설물 교체와 리모델링이 동시에 가능해진다.

5. 레고형 도로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는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서 차로폭이나 회전반경 등 도로시설이 슬림해진다. 나들목(IC), 교차로 등 기하구조도 한결 간결해진다. 변화된 여건에 맞춰 도로 설계기준도 확 바뀐다.

소음과 먼지, 진동이 적은 친환경 도로 공사 기법이 개발되고 저소음 포장기법의 발달로 방음시설 등 설계기준도 개선된다. 소음, 매연 등 환경문제가 해소되면서 주거지와 도로의 거리도 한결 가까워져 전반적인 도시계획 기준이 달라진다.

레고 블럭을 조립하듯 이어 완성하는 조립식 도로와 태양광 패널도로도 등장한다. 레고형 도로는 신속한 시공ㆍ보수가 가능하다. 인공지능 로봇이 신규 노선의 데이터만 입력해주면 순식간에 도로 설계를 끝낸다.

디스플레이 도로의 등장으로 더 이상 중앙선과 차선을 페인트로 그리지 않아도 된다. 3D 프린터 등 신기술을 적용해 단기간에 도로를 설치ㆍ철거하고 차로 수와 폭을 수시로 조절할 수 있는 ‘유연한 도로’가 탄생한다.

6. 사고 ‘0’ 도로

교통사고가 자취를 감추는 ‘완전 포용도로’(Perfect forgiving road)가 현실이 된다. C-ITS, 자율주행, 차량제어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고 충격흡수량이 월등한 신소재를 활용해 인명사고를 최소화한다. 특히 자율주행 덕분에 고령자의 안전도가 크게 높아진다. 고령으로 운전대를 잡기 어려웠던 노약자들의 이동성도 대폭 개선된다.

지하도로, 장대터널에는 수직배연 시설 등 별도의 방재기준이 마련되고 발광형 차선, LED 조명, 대피시설 등 맞춤형 안전시설이 구축된다.

공간정보체계(GIS)를 기반으로 사고, 유지보수내역 등 도로상 모든 정보를 DB화해 위험도로를 분석하고 정량화해 안전도를 높인다.

7. 유라시아 연결도로

통일 한반도를 대비해 도로망 기반이 구축된다. 남한의 ‘7×9’ 국가간선도로망과 연계해 한반도 도로망 구축에 대한 구상과 대응전략을 짠다. 문산∼개성 고속도로(22㎞), 철원∼원산 고속도로(143㎞) 등 북한과의 접경지역 간선도로망이 우선 연결된다. 남북 간 도로 연결은 DMZ의 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심도 터널, 초장대교량 등 환경보존 공법이 적용된다. 아시아 32개국을 55개 노선으로 잇는 ‘아시안 하이웨이(Asian Highway)’가 구축되고 주요 구간은 시속 1200㎞ 이상으로 달리는 하이퍼루프가 상용화된다. 하이퍼루프는 터널 속의 공기를 내보낸 후 진공상태에서 초음속으로 달리는 미래형 교통수단이다.

건설경제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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