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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길'에 들어선 건설…위기는 또다른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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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723회 작성일 17-01-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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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건설 10개 키워드


정유년(丁酉年) 한국경제의 핵심 키워드는 ‘카오스(chaosㆍ혼돈)’이다. 하지만 혼돈은 위기(Risk)와 함께 반드시 기회(Chance)를 몰고 온다. 산불 날 때 보험사는 돈을 벌고, 불황 때 부자가 탄생한다. 위기ㆍ기회의 영문 10글자를 따서 정유년 건설산업의 위기ㆍ기회 요인을 따져봤다.

<위기>

*Rate(금리인상). 미국 뉴욕발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파도를 일으켜 한반도에 폭풍우를 만든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0.25%포인트)을 단행하고 돈줄 죄기에 나서자 한국의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0%대로 뛰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만 세 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총 이자부담이 연간 약 9조원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정부의 널뛰기 부동산(Real estate) 대책도 주택시장의 불안을 키운다. 조선ㆍ해운업에 이어 구조조정(Restructuring)의 다음 타깃으로 건설산업이 지목된 것도 부담이다. 자체 인력조정과 시장 퇴출시스템이 가동 중이지만 정부가 개입할 경우 그 속도가 빨라진다. 1%에도 못미치는 건설업계의 낮은 수익성(Returnㆍ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위태롭다.

*Impeachment(탄핵).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그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 등 정치적 불안은 건설산업의 주름살을 더 깊게 만든다. 정권 성격에 따라 늘렸다, 줄였다를 반복했던 인프라(Infra) 투자예산은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Strongman(철권 외교). 한반도를 둘러싼 미ㆍ중ㆍ일ㆍ러 4강 지도자들은 한결같이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철권외교를 구사한다. 오는 20일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북쪽에는 또 한 명의 스트롱맨(김정은)이 핵 카드를 꺼내든다. 트럼프가 미국의 인프라 재건에 1조달러를 쓰겠다고 공언했지만 한국 건설업계의 해외수주에 보탬이 될 지는 미지수다. 건설산업의 혁신을 이끌 생산체계(System) 개혁이 지지부진한 것도 위기를 부른다.

*Knock-down(경기 침체). 한국은 10년째 국민소득 2만달러에 묶여 있다.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치가 2%대 초반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저소비-저금리-저성장의 ‘뉴노멀 시대’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분석한 지난해 상반기 국내 주택 건설분야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33.4%였다. 뉴노멀 시대에 경제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건설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기회>

*Complex(복합개발). 지하공간과 철도역세권 개발이 대세다. 더 이상 개발할 땅이 없어지자 지하를 파거나 교통이 좋은 철도역에 돈이 몰린다. 이런 사업은 성격상 복합개발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사업비 1조2000여억원이 투입되는 서울 영동대로 지하공간에는 잠실야구장 30개 면적에 6개 철도노선과 버스 환승센터, 공항터미널, 대형쇼핑몰 등이 한꺼번에 들어선다. 서부ㆍ동부간선도로, 세종대로, 잠실역 등 2026년까지 서울 땅 아래 330만㎡(100만평)의 지하공간이 복합개발된다. 개발효율이 높고 파이를 키우는 복합개발 확산은 분명 기회다.

*Human(인간 친화적 개발). 사람 중심의 개발전략, 이른바 ‘생활형 SOC(사회기반시설)’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교통 및 사회복지, 문화 시설 등 생활형 SOC 사업은 규모는 작지만 건수가 많아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 건설사에 큰 힘이 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건설사들은 ‘신규 수주의 지속적 감소’(27%)를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AI(인공지능).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드론,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은 건설산업에 커다란 도전이자 기회다.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통적인 인프라 하드웨어 공급자로 남을 것인지, 새로운 산업과 기술의 설계자(엔지니어)가 될 것인지가 갈린다. 건설사와 이동통신사가 ‘콜라보’를 통해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은 일단 청신호다.

*New(신성장동력ㆍ신사업). 정부는 한국형 스마트시티(K-스마트시티)를 전략 수출상품으로 육성 중이다. 쿠웨이트 압둘라 스마트시티 사업만해도 기존 주택사업과 달리 수십여개사가 참여한다. 국토교통부가 7대 신사업으로 선정한 해수담수화, 드론, 리츠 등은 아직 덜 여물었지만 신성장동력(new growth power)의 씨앗으로 키워내 미래 먹거리를 풍성하게 해야 한다.

*Climate(기후변화). 기후변화(climate change)와 재해(c​alamity)는 양날의 검이다. 잘 쓰면 기회지만 적응 못하면 도태된다. 제2의 부산 마린시티 침수사태를 막기 위해 방파제 등 연안구조물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파리기후협약 발효로 철강ㆍ시멘트ㆍ석유화학ㆍ발전 분야는 단기적으로는 타격이 예상되지만 길게보면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한 산통이다.

*Energy(에너지원 다변화). 화석연료의 종언을 알리는 초침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에너지 플랜트 시장도 발전, 정유화학 등에서 태양광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이산화탄소 포집ㆍ저장(CCS) 등으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안전성 논란에도 원자력발전은 저탄소 시대에 빼놓을 수 없는 대체 에너지여서 당분간 투자가 계속될 전망이다.

 건설경제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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