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다 가격…저가수주 유도하는 순수내역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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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95회 작성일 17-02-20 10:38본문
철도공단ㆍLH, 시범사업 현설 개최…참가사 입찰 준비 본격화
최저 입찰가격 70% 써내야 만점 확보…설계로 가격 극복 못 해
건설업계의 견적능력 제고와 기술력 향상을 위해 도입된 순수내역입찰이 가격경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실상 입찰가격을 70%로 묶어 저가수주를 유도하는 산식 때문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철도시설공단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각각 1건의 순수내역입찰 시범사업 입찰을 집행 중이다. 철도공단은 이달 3일, LH는 17일 각각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현설 이후 입찰참가사들은 본격적인 입찰서 준비에 들어갔다. 수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물량ㆍ시공계획심사서(철도공단), 물량ㆍ시공시행계획서(LH) 등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이 터졌다. 순수내역입찰의 본래 취지와 달리, 기술보다는 가격의 변별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철도공단과 LH는 입찰가격 심사서에 ‘최저 입찰가격이 예정가격 대비 70% 미만인 경우 최저 입찰가격을 70%로 한다’고 했다. 사실상 70%를 적어야 만점(철도공단 50, LH 55점)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입찰가격 차를 줄일 수 있는 게 설계, 즉 물량ㆍ시공계획심사서(공사시행계획서) 심사다. 여기서 반드시 우수등급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철도공단과 LH 모두 입찰참가사 수에 따라 우수등급을 받을 수 있는 업체 수에 제한을 뒀다는 사실이다. 보통등급은 감점을 받아 수주권에서 제외된다. 게다가 설계 심사는 위원회의 정성평가여서 어느 등급을 받을지 알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최저 입찰가격을 적어내고 우수등급을 받는 게 수주에 가장 근접한 길”이라며 “70%라는 최저가낙찰제보다 낮은 낙찰률로 최상의 설계를 확보하는 게 순수내역입찰의 취지냐”고 꼬집었다.
철도공단과 LH는 각각 4월 5일과 3월 29일을 입찰서 제출 마감일로 정한 상태. 일각에서는 가격경쟁의 우려와 함께 설계비용 부담을 이유로 중도 포기하는 입찰참가사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발주처 관계자는 “최저 입찰가격 70%는 종합심사낙찰제 세부심사기준을 준용해 하한선을 둔 것”이라며 “70% 대비 10% 이상 차만 나지 않는다면 물량ㆍ시공계획심사서(공사시행계획서) 심사로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경제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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