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제도 실험, 실패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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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01회 작성일 17-03-16 08:17본문
국토교통부의 새로운 입찰제도 실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시공책임형 CM(건설사업관리) 시범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다음주 중 재수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발주기관과 건설사 모두 경험이 전무한 탓에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순수내역입찰의 경우 시공책임형 CM보다는 사정이 낫지만 시범사업이 기술보다는 가격경쟁으로 변질되면서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실정이다.
15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토부는 올해 시공책임형 CM과 순수내역입찰 시범사업 9건, 7건을 각각 신규로 추진할 예정이다.
당초 시공책임형 CM 시범사업은 지난해 6건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낙찰자 선정이 진행 중인 시범사업은 단 1건도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작년 말 하남감일 B3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2공구를 시공책임형 CM으로 발주했으나 백제 석실묘 형태의 유적 30기 정도가 발견되면서 결국 시범사업이 취소됐다.
국토부는 하남감일 B3블록 아파트 건설공사 2공구를 대신해 이달 중 시흥은계 S4 아파트 건설공사를 시공책임형 CM 방식으로 집행하기로 하는 등 올해 9건의 시범사업을 새로 추진할 예정이다.
추가 시범사업 선정을 위해 국토부는 LH,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후보군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공책임형 CM의 추가 시범사업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토부가 시공책임형 CM을 내세워 입찰제도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발주기관과 건설사들은 하나같이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발주기관들에게 익숙한 사업을 우선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시공책임형 CM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점이 국토부가 추가 시범사업을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앞서 포승~평택 철도건설사업 2공구 노반공사, 하남감일 B-5BL 아파트 건설공사 2공구 등 2건의 시범사업이 발주된 순수내역입찰은 시공책임형 CM에 비해선 성공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적정공사비만 보장된다면 내역입찰로 크게 떨어진 건설사의 견적능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건설사의 견적능력 제고와 기술력 향상이라는 순수내역입찰의 취지와 달리 시범사업이 가격경쟁으로 흐르고 있어 순수내역입찰 실험이 실패로 이어질 만한 불안요소가 작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사정에도 국토부는 현재 입찰이 진행 중인 이들 시범사업 2건 이외에 7건의 시범사업을 신규로 집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공책임형 CM과 마찬가지로 추가 시범사업 선정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순수내역입찰은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렵사리 시범사업이 추진되는 분위기"라며 "하지만 저가낙찰 유도와 입찰비용 부담 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일부 건설사들은 면피용으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건설경제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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