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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공공시장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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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40회 작성일 14-09-0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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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용 정경부장 

 요즈음 건설사들이 운영하는 각 사업 분야마다 힘들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그래도 가장 힘든 분야를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 공공공사 영업 분야일 것이다. 담합사건으로 인해 수많은 건설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엄청난 과징금을 얻어맞고 있는 가운데 그 책임을 모두 떠안고 있는 게 공공공사 영업 분야다. 시도 때도 없이 공정위와 검찰로 불려다니면서 열서너 살쯤 어려 보이는 검사 앞에서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이들도 공공공사 영업분야 종사자들이다. 더욱이 담합의 형사적인 책임까지 떠안아 대과 없이 살아온 인생에 오점을 남기고 있는 것도 공공공사 영업 분야 종사자들이다.

 공사를 수주해서 물량을 확보해주는 것이 맡은 업무인데도 경영진에서는 “남는 것 없는 공사 수주해 뭐하냐”며 그냥 손 놓고 있으란다. 그래도 물량이 있어야 회사 운영이 된다며 경영진을 설득해 어렵게 공사를 수주해봤자 “적자를 어떻게 메울 것이냐”고 타박을 받는다. 이처럼 안팎으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다 보니 회사에서의 입지는 좁아질대로 좁아졌다. 그나마 대형업체는 해외나 현장 관리직으로 자리를 옮겨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가 있지만 중견업체는 자리 보전조차 힘들다. 한마디로 좌불안석의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게 요즈음 공공공사 영업 분야 종사자들이다. 그래서인지 공공공사 영업 분야는 미래가 없다는 얘기가 자주 들린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공공공사 영업 분야는 건설사의 꽃으로 불렸다. 공사를 수주해야 기업 운영이 가능한 건설사의 특성상 공사 수주가 주업무인 공공공사 영업 분야는 회사의 핵심일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건설사의 매출 비중에서 해외나 주택의 비중은 미미했다. 한마디로 공공공사에 의존해 회사를 운영하던 시대였다. 건설사로 시작해서 그룹을 일군 기업도 공공공사에서 축적된 이익이 있었기에 그룹으로의 성장이 가능했다. 지금은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건설의 모기업이 됐지만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면 현대건설이 있었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이 탄생할 수 있었다.

 호시절 때만 해도 공공공사 영업 분야가 지금처럼 될 줄 아무도 몰랐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시각으로 공공공사 영업 분야의 미래가 없을 것으로 예단하는 것은 잘못이다. 최근 일고 있는 공공시장의 변화는 공공공사 영업 분야의 미래에 희망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우선 최근 몇 년간 줄기만 해 온 정부의 SOC예산이 내년에는 늘어난다. 수익성의 발목을 잡아 온 실적공사비 제도는 개선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최저가제 중심의 입찰 제도도 종합심사제로 전환된다. 첫 시범사업의 결과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적정공사비를 확보해주려는 정부 의지가 강한 만큼 시범사업 기간 내에 건설사들의 기대를 충족할 만한 종합심사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통일에 대한 기대감도 공공공사 영업 분야의 미래를 밝게 한다. 통일 전이든 후든 북한지역 개발에 있어서, 국내 공공공사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공공공사 영업 분야 종사자들의 노하우는 빛을 발할 것이 분명하다.

 공공공사 영업 분야가 다시 호시절을 맞기 위해서는 먼저 종사자들 스스로 변해야 한다. 과거처럼 결과에만 매달려 사회 규범을 깨뜨려서는 안 된다. 종합심사제라는 새 구도에 맞춰 영업 분야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여기에 영업의 노하우를 살려 공사수주 이외의 분야에서 회사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공공공사 영업 분야 종사자들 모두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보면서 그동안 지치고 고단한 마음을 위로받았으면 한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찾아올 희망을 계획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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