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기관, 올해 종심제 집행 ‘기술 변별력’보다 ‘집행 효율성’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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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59회 작성일 17-12-28 09:22본문
고난이도 공사 분류한 종심제 11건 그쳐…전년 대비 10건 줄어
단가 심사 대신 물량ㆍ시공계획 심사…낙찰자 선정 효율성 떨어뜨려
국내 주요 발주기관들이 올해 공공 건설공사를 집행하면서 입찰참가사들의 ‘기술 변별력’보다 ‘집행 효율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건설경제> 조사에 따르면 올해 가격개찰과 종합심사를 거쳐 최종 낙찰자를 찾은 종합심사낙찰제 대상공사는 110건이 넘는다. 그리고 이중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이 요구돼 고난이도 공사로 분류해 집행한 건은 10%에 못 미치는 11건이다. 종심제 원년이었던 지난해 고난이도 공사가 모두 21건인 것을 감안하면, 올 들어 대폭 줄어든 것이다.
특히 11건의 경우 모두 조달청이 한국농어촌공사 등 공기업의 수요로 집행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4대 건설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등은 올 들어 단 1건의 고난이도 공사도 집행하지 않았다.
고난이도 공사란 시공 난이도가 일반 공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아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물량ㆍ시공계획 심사를 추가한 건설공사를 의미한다. 일반 공사는 가격개찰 후 단가 심사를 실시하지만, 고난이도 공사는 단가 심사 대신에 심사위원회의 평가를 통해 물량ㆍ시공계획 심사를 진행한다. 입찰참가사의 기술력을 좀더 보겠다는 의미다.
발주기관들은 지난해 종심제 세부심사기준을 마련하고 고난이도 공사로 분류할 수 있는 건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 놓은 상태. 그러나 조달청을 제외한, 다른 발주기관에 있어 이런 규정은 유명무실해진 셈이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발주기관들이 공사별 특성에 맞춰 가장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을 선정하는 게 아닌, 발빠른 낙찰자 선정 등 집행의 효율성에 무게를 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고난이도 공사는 종합심사와 더불어 물량ㆍ시공계획 심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최종 낙찰자 선정까지 최소 2주, 최대 한 달 정도로 시간이 추가로 소요된다. 심사위원 선정 등 부속 작업도 만만치 않다. 연말 밀어내기 발주로 인해 갈길 급한 발주기관 입장에서 고난이도 공사는 되도록 기피 대상이 된 셈이다.
LH의 경우 지난해 1건의 종심제 고난이도 공사를 집행했지만 올해는 단 1건도 집행하지 않았다. 올해 ‘청주모충2 주거환경개선사업 아파트 건설공사 1공구’ 등 10건 내 물량들이 가구수가 1500가구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고난이도 공사로 분류될 수 있었으나, 결국 일반 공사로 나왔다.
LH의 아파트 건설공사는 다수가 연내 착공해야 하는 긴급 물량이다. 연말 30여 건의 종심제 대상공사에 대한 낙찰자를 선정해야 하는 입장에서 고난이도 공사로의 분류는 행정력 분산으로 집행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도로공사 역시 작년에는 2건의 종심제 고난이도 공사를 집행했지만 올해는 1건도 진행하지 않았다.
내년 1월 입찰(가격개찰)을 앞둔 ‘고속국도 제14호선 함양∼창녕간 건설공사’ 9개 공구(종심제 대상공사 기준)의 경우 5공구가 고난이도 공사로 분류가 유력한 것으로 애초 알려졌지만, 결국 일반 공사로 발주했다.
이와 관련 한 발주기관 관계자는 “한 공사가 고난이도 공사로 분류될 특성과 조건을 포함하고 있더라도 발주기관이 이를 선택할 수 있을 뿐,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올해 순수내역입찰, 시공책임형 CM 시범사업들을 종심제 대상공사 가운데 선정하면서 고난이도 공사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건설경제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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