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共공사 ‘10건 중 4건’ 적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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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732회 작성일 18-02-12 09:07본문
기술형도 10건 중 6건이 ‘손실’
비현실적 가격·입찰제도 탓 지적
지난 2012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대전지역 아파트 건설공사 4건을 잇따라 따낸 A건설은 당시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환호는 오래가지 못했다. 건당 400억∼900억원짜리 공사였지만 2∼3년 뒤 준공 후 실행률을 뽑아보니 104%였다.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뺀 순수 적자 규모만 총 90억원에 육박했다.
B사는 2009년 철도시설공단이 발주한 약 700억원 규모의 복선전철화사업 1개 공구에서 80억원이 넘는 적자를 봤다. 2016년 준공 후 실행률은 무려 114%에 달했다.
최근 3년간 준공된 도로, 철도, 아파트 등 공공 건설공사 10건 중 4건은 ‘적자 시공’인 것으로 나타났다. 삭감 위주 예산 편성과 비현실적인 예정가격, 가격경쟁 중심의 입찰제도가 근본 원인으로 꼽힌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2014∼2017년 4월까지 약 3년간 공사를 끝낸 공공공사 129건의 준공 실행률을 조사한 결과다. 종합건설사가 수행한 공공공사의 실제 실행률을 조사한 자료는 많지 않다.
조사 대상 공공공사 129건 가운데 48건(37.2%)의 준공 실행률이 ‘적자’ 기준인 100%를 상회했다. 준공 실행률은 실제 순공사비(최종 투입원가) 대비 준공금액의 비율을 뜻한다. 발주처에서 건설사가 받은 최종 공사비와 실제 투입비용 간의 차이다.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뺀 준공 실행률이 100% 이상이라는 것은 적자 공사란 의미다.
적자공사는 입찰 방법과 무관하게 만연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 위주로 낙찰자를 정하는 최저가낙찰제는 물론이고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처럼 기술평가 비중이 높은 기술형입찰 방식에서도 10건 중 6건 이상이 적자공사였다.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 22건 중 15건(68.2%), 기술형입찰 공사 9건 중 6건(66.7%)이 준공 실행률 100% 이상이었다.
기술형입찰에선 토목공사의 실행률이 높게 나왔다. 심지어 적정 낙찰률을 보장해주는 적격심사낙찰제 공사조차 77건 중 24건(31.2%)에서 적자를 봤다. 특히, 적격공사 100억∼300억원 규모의 건축공사에선 9건 중 7건(77.8%)이 실행률 100%를 넘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LH의 아파트 공사는 대부분 실행률이 110%대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 129건 중 시공사에 이윤을 남겨준 80여건의 공공공사 역시 준공 실행률이 대체로 100%에 근접했다.
이처럼 공공공사에서 실행률 100% 이상이 많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행 공공 공사비 산정시스템과 입찰제도 문제를 지적한다.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은 “공공기관의 경쟁적 예산절감 기조와 후진적 사업비 산정체계 등으로 건설사는 경영상태 악화를, 국민들은 시설물의 품질ㆍ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삭감 위주 공사비 산정ㆍ관리와 가격평가 위주 입찰제도를 손질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경제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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