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Focus

갈수록 깊어진 ‘적자 늪’…산업경쟁력도 뒷걸음질

페이지 정보

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14회 작성일 14-09-23 09:33

본문

심층기획> ‘실적공사비 족쇄, 잃어버린 10년’

 도입 10년을 넘긴 실적공사비가 건설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낙찰률 반영으로 인한 계단식 단가 하락 속에서 이제 공공공사는 수주를 하더라도 적자가 불가피한 ‘독이 든 성배’가 되어버렸다. 이로 인해 회사경영은 갈수록 악화되고 연구개발(R&D) 투자 감소로 산업의 경쟁력은 추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실적공사비는 건설사 입장에서 발주기관의 예산 삭감 도구로 전락한 지 오래다. 발주담당자들은 저마다 국가계약법령의 예가산정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집행했다고 항변하지만, 입찰공고문의 예가 내역과 건설사들이 실제 공사를 산정하는 원가 내역은 상당한 괴리를 보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실적공사비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적용공종수가 적어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익은 물론이거니와 일반관리비를 제외한 현장실행도 맞추기 힘들다. 공공건축공사의 경우 현장실행만 110%에 육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린 대형사들은 선별수주 전략으로 국내 공공공사를 외면하는 반면 해외에서 기댈 곳이 없는 중견사들은 적자수주인 줄 알면서도 공공공사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전체적인 물량이 감소하자, 회사 경영위기에 직면한 일부 건설사들은 출혈경쟁까지 감수하면서 공공수주에 올인하고 있다. 이른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공사를 수주해도 남는 게 없으니 R&D 투자는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지가 시공능력평가액 상위 50위권 14개 건설사의 기술연구소 총원을 파악한 결과, 지난해 597명에서 올해 471명으로 불과 1년 사이 126명(21.1%)이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 건설사 기술연구소장은 “공사를 하면 할수록 적자가 쌓이고 회사가 경영난에 빠져 차입조차 힘든 상황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연구소가 설 자리가 어디에 있느냐. 내가 경영자라도 R&D 비용과 인력부터 먼저 줄이겠다”고 한탄했다.

 R&D 투자 감소는 건설산업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것을 뜻한다. 업계 전문가는 “기술에 대한 투자없이 해당 산업이 발전하길 기대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다. 정부에서는 해외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R&D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해외에서도 고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건설경기 활성화뿐 아니라 해외 고부가가치 건설수주를 위해서라도 실적공사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회훈기자 hoony@@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