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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기준금리 인하, 양면성 살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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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14회 작성일 14-10-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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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준 부동산부 차장

 신규 분양시장이 뜨겁다.

 지난해부터 슬금슬금 훈풍이 불기 시작한 분양시장은 최경환 경제팀이 출범한 이후 더욱 열기를 띠고 있다. 신도시 개발을 중단해 주택공급을 줄이고, 청약통장 1순위 자격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9.1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는 더욱 불붙는 분위기다.

 최근 위례신도시에서 공급한 ‘위례 자이’의 최고 청약 경쟁률은 무려 370대 1에 달했다. 1년간 전매제한이 있는 이 단지의 계약 첫 날에는 불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단속반까지 들이닥쳤다. 이같은 청약 열기는 동탄2신도시, 미사강변도시 등 대규모 공공택지에서 나오는 단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이런 분양시장 호조에 따라 건설사들은 공동주택용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도시 개발, 신규 택지지구 지정 중단을 내용으로 한 9.1대책이 발표된 이후 지난달 처음으로 공급된 공공택지마다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신청 예약금만 1조원 이상이 몰렸다. 앞으로 신규 공동주택용지 공급 부족을 우려한데다, 최근 신규분양 시장이 활황세를 나타내면서 건설사들이 택지확보에 적극 나선 것이다.

 이런 신규 분양시장은 최근 날개를 하나 더 달았다.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0%로 0.25%포인트 낮춘 것이다. 역대 최저치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도 예금금리를 잇따라 내릴 것으로 보여, 예금금리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하는 자금들이 대거 부동산 시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신규 분양시장은 이렇게 소비자들의 새 아파트 선호현상에다가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 그리고 금리 인하라는 호재까지 겹쳐 승승장구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업계가 장기간 건설경기 침체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분양시장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 신규 분양시장의 호재라고 평가받는 기준금리 인하는 그 뒷면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인하가 단편적으로는 부동산시장의 호재이기는 하지만, 글로벌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수준으로 낮출만큼 경제상황을 좋지 않다는 메시지임을 읽어야한다.

 세계경제의 주요 축인 유럽 경제는 버팀목 역할을 했던 독일 경제지표가 흔들리면서 다시 출렁이고 있고, 여기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유로존의 ‘트리플딥’(3차 경기침체) 가능성을 기존 20%에서 40%로 두 배 이상 높게 경고하고 나섰다.

 한편으론 연 2%의 기준금리 수준이 언제 다시 상승할 지 모르는 상황이다. 경제 회복세를 보이는 미국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고 순차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우리도 자금 이탈 방지를 위해 어쩔수 없이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다.

 현재 호조를 보이는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대내외 경제 여건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분양시장이 좋을 수록 건설사들은 대내외적으로 시장을 둘러싼 경제상황을 주도면밀하게 살피며 대처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연말까지 약 10만가구 가량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런 움직임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분양시장에 나오는 물량 수준이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너무 움츠려들 필요도 없지만 특히 수도건 외곽지역과 지방 등에서 시장 수요를 고려치 않고 분위기에 편승한 분양사업은 미분양 발생 등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지난 2007년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이를 피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거 밀어내기식 분양을 했다가,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대규모 미분양으로 남아 수도권 주택시장 장기 침체의 원인이 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는 속담은 지금을 두고 한 말이 아닌가 싶다.

news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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