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公共공사비 정상화' 탄원 … 건설업계 요구사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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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57회 작성일 18-05-17 09:23본문
22개 건설관련 단체가 16일 정부와 국회에 탄원서를 내고, 대국민 호소대회까지 열기로 한 것은 그만큼 건설업계가 느끼는 위기감과 절박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소속이 아닌 전기공사협회와 정보통신공사협회까지 이례적으로 한자리에 모여 ‘공사비 정상화’를 요구한 것이 그 증거다. 업계에는 이대로 가면 건설산업이 자칫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건설업계는 삭감 위주의 공사비 산정방식과 저가투찰을 유도하는 입찰제도가 산업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상근 대한건설협회 기획본부장은 “정부도 공사비 정상화 필요성에 공감해 관련 부처들이 모여 입낙찰제도 개선 TF(특별팀)를 만들고, 국회에선 관련 의원 입법을 발의했지만 여전히 건설업계와의 인식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각에선 ‘밑지는 장사가 어딨냐, 적자라면서 왜 공사에 참가하나’라고 되묻지만, 이는 ‘형편 어려운 사람에게 힘들면서 왜 사느냐’라고 따지는 것처럼 무례하고 무책임한 질문”이라고 항변했다.
건설업계는 공공공사비 정상화 탄원서에 4대 특단 대책을 포함해 모두 9가지 건의사항을 담았다.
우선, 덤핑입찰 낙찰배제 가격기준(순공사원가)과 중소규모 공사의 표준시장단가 적용 배제를 법제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예정가격 중 재료ㆍ노무ㆍ경비를 합친 순공사원가 미만으로 입찰한 자는 낙찰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실제 시공단가보다 88% 이상 낮은 표준시장단가를 추정가격 100억∼300억원 공사에는 적용해선 안 된다는 주문이다. 이는 박명재 의원이 지난 3월 대표발의한 국가계약법 개정안에 반영됐다.
낙찰률 상향조정도 주요 요구사항이다. 지난 17년간 고정된 적격심사제 낙찰하한율(80∼87.8%)을 10%포인트 올리고, 최저가낙찰제 수준으로 떨어진 종합심사낙찰제 낙찰률도 정상화해달라는 주문이다. 지난해 종심제 평균낙찰률은 77.6%로, 과도한 가격경쟁으로 인한 시공품질 저하를 개선하겠다며 도입한 제도 취지가 무색할 지경이다. 건설업계는 덤핑기준 상향(70%→80%), 균형가격 산정방식 개선, 공종별 단가심사 기준 개선, 동점자 처리기준 개선, 고난이도 공사 단가심사 등을 통해 종심제의 평균낙찰률을 90%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술형 입찰제도 역시 취지에 맞게 합리적으로 바꿔달라는 의견도 포함됐다. 유찰에 따른 수의계약 전환 시 최소 협상가격 산정기준을 개선(종심제 평균낙찰률→기술형입찰 평균낙찰률)하고, 물량내역서 조정 시 ‘설계서에 조정사유 명시’를 의무화하자는 것이다.
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 반영 의무도 법제화를 요구했다. 계약상대자의 귀책사유 없이 계약기간을 변경하는 경우 추가 소요비용을 계약금액 조정 시 반영토록 법률에 담자는 것이다. 신청횟수(1회), 신청시기(준공일 전년도 5월31일) 등 불합리한 총사업비 관리지침도 재개정을 통한 보완을 주문했다. 아울러 장기계속공사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일정 비율의 예비비를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국가재정법 등에 담는 방안도 제안했다.
공사비 부당삭감, 부당특약ㆍ조건, 이의신청 불허 등 공공 발주기관의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법제화 요구도 담았다. 지난 4월 정병국 의원과 추경호 의원이 각각 발의한 국가계약법 개정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공공공사 가격 산정기준의 경우 조달청 시설공사 자재가격은 ‘관급자재’ 구매 시에만 적용하고 ‘사급자재’에 대해선 시중물가지 가격을 적용해달라는 의견도 포함됐다. 일반관리비율을 6%에서 8%로 현실화해달라는 요구도 담겼다.
마지막으로, 근로시간 단축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등 정부 정책변화에 다른 추가 수요비용을 공사비에 반영해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특히 사회보험료와 산업안전보건관리비처럼 공사입찰 시 예정가격에 반영된 항목은 조정 없이 100% 반영해 투찰토록 하되, 직접공사비 하락을 막기 위해 적격심사 입찰가격 평가 땐 해당 금액을 예정가격 및 입찰자격에서 빼고 평가하자는 요구가 담겼다. 근본적으로는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의 납부 주체를 시공사에서 발주자로 바꾸는 것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건설경제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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