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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公共시장…중견사들 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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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63회 작성일 18-04-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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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 공사비 탓에 채산성 떨어져

태영ㆍ한양 등 관급비중 대폭 축소

자체사업 확대로 되레 실적 개선

기술력 갖춘 중견업체 탈출 러시

인프라 품질 저하 결국 국민 피해



관급공사를 기반으로 성장한 중견 건설사들이 공공시장에서 하나둘씩 짐을 싸고 있다.

박한 공사비 탓에 채산성이 떨어진 관급공사 대신 자체사업으로 주력분야를 옮기거나, 실행률이 높은 공공입찰을 포기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오랜 기간 ‘관급 강자’로 불렸던 태영건설은 3년 전부터 관급 비중을 대폭 줄이고 자체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11년 관급공사 비중이 80%가 넘었지만, 지금은 절반 안팎으로 급감했다. 회사 관계자는 “관급공사는 발주가 줄고 실행률도 나빠져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내부에선 ‘수익 못 내는 공공사업은 아예 접으라’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관급 비중이 줄면서 실적은 되레 좋아졌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14.2%의 영업이익률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현대산업개발(13.1%)마저 제쳤다. 2015년 568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3111억원으로 5배 이상 뛰었다. 창원 유니시티, 전주 에코시티와 같은 대규모 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태영건설을 비롯해 2015년을 전후로 중견건설사들의 공공시장 탈출 러시가 줄을 잇고 있다. 삼성물산, 현대산업개발처럼 일찌감치 관급 공사와 거리를 둔 대형사들과는 또 다른 양상이다.

정부나 지자체, 공기업이 발주하는 관급공사는 삭감 위주의 공사비 책정 탓에 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2005∼2016년까지 공공공사만 해왔던 건설사들의 30%가 적자를 봤다.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5년 -5.73%에서 -24.57%로 시간이 갈수록 나빠졌다. 민간ㆍ자체사업만 하는 건설사들의 영업이익률이 같은 기간 -11.19%에서 3.39%로 개선된 것과 대조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소업체는 회사 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관급공사를 계속하지만, 상대적으로 자금력과 규모가 되는 중견사들은 주택시장 호황기에 자체사업으로 탈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관급공사에서 강점을 보였던 한양도 관급 수주비중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5조8768억원의 수주잔고 가운데 관급(1조9557억원)은 33.3%에 머물렀다. 그 빈자리를 자체 사업이 메우고 있다. 그 결과, 건축ㆍ주택 사업 비중이 70%대까지 치솟았다. 덕분에 2015년 300억원대의 적자를 냈던 회사가 2년 만에 700억원대 흑자 기업으로 변신했다. 영업이익률(11.1%)도 두자릿수로 좋아졌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2014∼2017년 주택 호황기와 지자체의 택지공급 시기가 맞물리면서 2015년을 전후로 관급공사를 떠나 자체 사업으로 옮겨가는 중견사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신공영과 동부건설, 진흥기업 등은 실행률 100% 이상인 관급 공사는 입찰 참가를 금지하는 내부 지침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공영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공공에서 나왔다. 하지만, 2015년 이후 자체사업을 적극 확대하면서 성장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지난해와 올해 분양하는 부산 일광지구, 세종 2-4, 세종 1-5 등 3개 현장 합산 매출액만 1조2000억원이다. 724억원(2014년)의 영업적자 기업이 4년 만에 1300억원대 흑자를 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술ㆍ자금력을 두루 갖춘 경쟁력 있는 중견사들이 관급 시장을 떠나면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면서 “양질의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적정 공사비를 통해 관급 시장을 떠나는 우수한 건설사들의 발길을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경제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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