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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 大혁신] ⑦ 공기연장 간접비 미지급 등 건설업계 옥죄는 불공정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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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1회 작성일 24-08-0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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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정석한 기자] 최근 한국 건설산업은 3고(금리ㆍ물가ㆍ환율), 3저(생산성ㆍ기술ㆍ수익성), 3불(부정ㆍ불신ㆍ부실) 등 3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건설산업 전체를 환골탈태하는 수준의 대혁신이 없이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는 게 건설업계의 전언이다. 이에 <대한경제>는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한 방안을 대한건설협회와 함께 제시한다. <편집자주>

공공ㆍ민간공사 막론하고 건설업계를 옥죄는 불공정한 제도는 여전하다. 대표적으로 장기계속공사에서 공기연장 간접비 지급여부를 둘러싸고 발주기관과 계약상대자 간 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최근 몇년간 물가급등으로 인해 공사비도 대폭 상승한 가운데, 정부가 민간공사 표준도급계약서에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조정 세부기준을 마련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건설업계 반발을 사고 있다.

이 같은 ‘불공정’이 지속되면 SOC(사회기반시설) 및 공동주택의 적기공급에 영향을 미쳐 결국 최종 수요자인 국민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고 건설업계는 얘기한다. 때문에 건설산업 대혁신을 위해선 제도 개선을 통해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기 2.5배 늘었는데…건설사가 추가비용 부담

도로, 철도 등 SOC는 적게는 수백억원, 많게는 조원에 이르는 공사규모로 인해 장기계속공사 방식을 취한다. 전체공사를 입찰에 부치되, 매년 예산의 반영범위 내에서 차수별 계약을 체결ㆍ이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매년 예산부족 등 사유에 따라 총 공사기간 연장도 당연히 되고 있고, 건설사는 현장관리 상주인건비 등 막대한 비용을 추가 지출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상암동 월드컵대교 건설공사’ 공기는 5년 5개월이었지만 13년 11개월로 약 2.5배 연장됐다. 이에 ‘티스푼 공사’(지나치게 느린 공사를 찻숟가락으로 땅을 파는 데 비유한 말)라는 오명까지 얻었으며, 건설사는 늘어난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했다.

이런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건설업계는 말한다. 아직도 발주기관은 총공사기간 연장에 따른 추가비용 부담을 시공사에 전가하고 있어 계약상대자와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에는 현 법령상 장기계속공사의 총공사기간에 대한 명시적 효력 규정이 미비해 추가 지출되는 비용의 청구가 불가하다는 데 있다.

계약상대자의 귀책사유 없이 공사가 지연돼 예정에 없던 신규 차수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공기 연장을 인정하기 어려운 시스템인 것이다.

이와 관련, 대법원도 2018년 법령상 명시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총괄계약이 아닌 각 차수별 공사기간만 계약으로서 효력이 있는 것으로 판결한 바 있다.

건설업계는 지난 제 20ㆍ21대 국회에서도 총공사기간 변경을 계약금액 조정 사유에 포함하는 내용의 국가계약법 개정안 발의했지만, 기획재정부 반대로 법안심사소위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가가 국민에게 일을 시키고 이에 해당하는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매우 불합리한 불공정 행위로 개선책 마련 필요하다”며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개정을 통해 늘어난 간접비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고사항 불과한 표준도급계약서, 법제화해야

국토교통부는 물가변동 조정방식 구체화, 분쟁 해결방식 사전합의 등 내용을 담은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고시 개정안을 마련해 올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공공공사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3% 이상 물가변동이 있다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반면 민간공사는 표준계약서상 물가변동과 관련한 기준이 모호해 공사비 조정이 어려워 국토부가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와 관련, 대한건설협회가 지난달 민간공사에 참여한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7% 이상이 공사비 상승에 따라 실행률도 20% 이상 상승해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도표 참조>

그럼에도 계약당사자(민간 발주자, 시공사) 간 합의가 되지 않아 갈등을 빚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건설분쟁 해결방식으로 조정(국토부 건설분쟁조정위) 또는 중재(중재법에 따른 중재기관)가 있지만, 사전에 해결방식도 정해져 있지 않아 분쟁이 발생한 후 계약당사자 간 이견으로 분쟁해결이 지연될 우려도 있었다.

이에 정부는 물가변동 조정기준을 공공공사에서 적용 중인 ‘품목조정률’ 또는 ‘지수조정률’ 방식으로 명확화하고 조정금액 산출방법 등도 구체화했다.

문제는 표준도급계약서는 권고사항이라 의무적으로 채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서 분쟁이 완전히 끊어지기는 어렵다는 데 있다. 이에 건설업계는 민간공사 물가변동 계약금액조정 관련 규정을 신설할 수 있도록 건설산업기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토부는 민간 발주자(건축주)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건산법 개정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을 통해 ‘물가변동 등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개선방안 연구’를 진행하는 등 건산법 개정 입법 발의를 위한 근거를 마련 중이다.

아울러 하도급자가 계약 불이행 시 표준하도급계약서의 보상범위에 추가공사비가 포함돼 있지 않은 점, 레미콘믹서트럭 기사의 산재보험료를 레미콘사가 아닌 건설사가 부담하고 있는 점 등도 개선해야 할 불공정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석한 기자 jobize@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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