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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제’로 GTX-A 개통 9개월 늦춰야 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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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594회 작성일 18-07-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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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당국은 ‘나몰라라’… 건설사만 ‘발동동’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건설현장의 혼선에 대해 정책당국이 나몰라라하고 있다.

주당 근무시간 감소로 기한 내 공사를 끝내려면 공사비 증액이 불가피하지만 이를 좀체 인정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한쪽에선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및 공기 연장을 허용하자고 하고, 다른 한쪽에선 ‘달라진 게 없다’며 계약 변경을 불허하는 등 엇박자 행보도 보이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는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신안산선 등 신설 철도망 개통이 줄줄이 지연될 것이란 보도<본지 7월3일자 3면>와 관련, “2개 사업의 공사비 및 공정계획은 주 52시간제 시행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공사의 경우 일요일과 법정공휴일을 뺀 주 6일 근무에, 표준품셈에 따른 1일 작업시간을 8시간으로 적용해 주당 근무시간이 48시간으로 산정했다는 것이다.

반면 두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건설사들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전에 국토부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하다보니 과거 기준으로 공사비와 공기를 산정했다”며 “정책변경으로 건설환경이 달라진만큼 공사비 증액과 공기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GTX A노선 우선협상대상자는 “총사업비 3조3600억원의 5% 이상 사업비를 늘려 공기를 맞추거나 공기를 9개월 정도 늘려야 한다”고 말했고, 신안산선 우선협상대상자 역시 “기존 사업비의 5% 정도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고시사업으로 추진된 이들 사업은 시설사업기본계획(RFP)에서 60개월로 명시된 공기에 맞춰 ‘주 6일, 휴일 12시간 초과근무’와 유사한 근무기준으로 공정을 짰다.

특히, 국토부가 근거로 제시한 ‘표준품셈에 따른 1일 8시간’은 공기 산정과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표준품셈은 단위 공사비 산정을 위한 기준일 뿐, 공사기간 산정기준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재정당국이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계약변경을 허용한 것과도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계약업무 처리지침’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공기지연은 계약자의 책임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계약기간 연장 및 공사비 증액 청구를 허용한 것이다. 다만, 공기 연장 산정기준과 방법이 모호하고, 돌관작업 등으로 인한 추가비용 산정기준도 물명확해 향후 다툼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부 산하 공공발주기관들도 주 52시간제에 맞춰 새로운 공사비, 공사기간 산정기준을 만들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은 7월 1일 이후 발주물량 또는 내년 발주물량부터 적용할 공사계약 기준을 정비 중이다.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은 이미 전국의 모든 현장에서 주 52시간제에 맞춰 기본ㆍ실시설계를 진행한만큼 공기ㆍ공사비 조정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실제 건설현장과 괴리가 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전국 37개 토목ㆍ주택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조사한 결과, 관리직(원ㆍ하도급 포함)은 59.8시간, 기능인력은 56.8시간으로 각각 나타났다. 관리직과 기능인력 모두 52시간을 넘겨 일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현장에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현장별로 전체 공사비가 0.3∼14.5%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공사비 상승률은 4.3%.

최은정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주52시간제로 발주한 건설현장조차 평균 근무시간이 60시간에 육박했다”며 “이번 기회에 건설현장과 괴리가 큰 각 발주처의 공기산정 기준을 현실에 맞게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주 52시간제 시행을 계기로 공공발주기관들이 자체 공기산정 기준을 공개하는 한편 합리적인 표준공기 산정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 LH는 2008년 공기산정기준을 개정한 뒤 평균 공기를 기존보다 약 33.9% 단축했지만, 다수 현장에서 공기 부족으로 아파트의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지고 입주민들의 민원이 폭주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정부 정책변화로 선의의 피해기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발주기관 주장만 무턱대고 믿지 말고,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영향을 정부에서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건설경제>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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