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工期연장 간접비 나몰라라”… ‘수퍼 甲’ 된 발주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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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574회 작성일 19-01-30 09:11본문
일방적 미지급에 각서까지 요구
건설업계 “불공정행위 도넘어”
국토부에 발주기관 계도 요청
# 서울 소재 중견건설사 A팀장은 최근 B지자체 계약담당자만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하다. 공기연장 간접비 때문이다. 이 담당자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핀잔을 주면서 공문을 접수했지만, 올해부터 공문 접수조차 거부하며 ‘나몰라라’로 일관하고 있다. A팀장은 “발주처의 예산 부족으로 공사기간이 종전 5년에서 10년으로 2배 늘었다. 이에 대한 간접비를 어떻게 받을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장기계속공사의 공기연장 간접비 미지급과 관련해 일선 발주기관의 태도가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을 기점으로 180도 바뀐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이전에는 계약상대자(시공사)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면, 대법원 판결 이후부터는 미지급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는 “대법원 판결은 장기계속공사의 총괄계약을 인정하지 않을 뿐 간접비를 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간접비와 관련한 발주기관의 행태는 과거 권위주의적 ‘수퍼 갑’으로 회귀한 모습이다.
간접비 지급 협의 거부는 물론, 지급 청구 공문 접수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간접비 미지급을 종결 처리하는 곳도 있다. 추후 간접비를 청구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요구한다는 소문도 들린다.
그나마 대법원 판결에 따라 차수별(연도별)로 발생하는 간접비를 인정하는 곳은 양반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예산 부족분을 차기 차수로 이월하거나 신규 차수를 신설하는 편법으로 지급을 회피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공기연장 간접비는 발주처의 예산 부족에서 비롯된다. 건설사 등 계약상대자는 자신의 책임이 아닌데도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A팀장은 “공사기간이 2배로 늘었지만, 현장인력 투입은 그대로다. 인건비가 2배로 드는 셈”이라며 “반대로 우리의 잘못으로 공기가 늘어나면 발주처에서는 여지없이 지체상금을 물린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대한건설협회는 간접비 미지급과 관련된 발주처의 부당한 행위를 ‘불공정 관행’으로 규정짓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를 통해 각 발주기관에 대한 계도를 요청했다.
협회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 이후 현재 고법에서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며, 대법원 판결에서도 차수별 계약은 인정하고 있다”면서 “간접비는 업체로서는 당연히 받아야 할 부분이며, 사회정의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건설경제>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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