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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올라도 공사비에 반영 못해… 시공사가 손실부담 떠아는 불공정 사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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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118회 작성일 15-01-2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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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생산자물가지수 근거로 한 계약금액 조정제도 손질해야"

 건설과 무관한 품목 포함, 실제 공사 물가와 괴리 커

 도공·수공 등 주요 발주처, 조정분 지급도 크게 줄어


 #1. △△신사옥 건축공사에서는 공사기간이 721일 지난 시점에서 노무비가 11.48% 상승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생산자물가지수를 근거로 산정한 이 공사 물가변동률은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한 기준인 3%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계약금액 증액이 안 됐고 노무비 상승분은 건설사가 부담해야 했다.

 #2. ○○∼◇◇ 도로건설공사에서는 903일 동안 노무비가 16.31% 상승했다. 자재비가 이처럼 큰 폭으로 상승했다면 계약금액 변동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노무비에 대해서는 관련기준이 없어 계약금액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건설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물가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하지 못해 건설사가 손실을 부담하는 불공정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건설물가와 괴리가 큰 생산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조정률을 산정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김흥수)은 최근 발간한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제도의 합리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국가계약법에서는 계약일로부터 90일 이상 경과하고, 품목이나 지수 조정률(물가변동)이 3% 이상이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공사비의 1%를 초과하는 특정 자재의 가격 증감률이 15% 이상인 때에도 그 자재에 한해 계약금액을 조정하는 ‘단품슬라이딩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부문 물가 상승분이 계약금액에 반영되지 못한 이유는 실제 건설공사 물가와 괴리가 큰 한국은행 생산자물가지수를 근거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건산연은 지적했다.

 건산연 분석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생산자물가지수는 132.3% 상승한 반면, 건설공사비지수는 198.4% 올라 상승 폭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2012년 이후에는 생산자물가지수가 소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건설공사비지수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해 괴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우영 건산연 건설관리실장은 “생산자물가지수에는 건설과 무관한 품목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서 건설물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지수 조정률의 항목으로 사용되는 광산품, 공산품, 전력, 수도, 가스, 농림수산품 등의 지수에는 건설산업에서 활용되지 않는 많은 항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또 “최근 건설공사를 살펴보면 실질적으로는 상당한 공사비 상승이 있었지만, 지수조정률 계산방식의 한계로 계약금액을 조정받지 못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주요 발주기관의 물가변동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분 지급액이 최근 크게 줄었다. 도로공사의 경우 2011년 2851억원에서 2013년에는 96억원으로, 수자원공사는 2011년 2257억원에서 2014년 16억원으로 급감했다.

 상승세가 가파른 노무비에서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건산연이 지난해 7월 건설현장 근무자 7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2.6%(41명)가 현장에서 특정 직종의 노무비가 급상승해 사업 수행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최근 10년간 건설업 전체 직종 평균 임금은 64.4%가 상승했다. 특히 행정중심복합도시나 혁신도시 등 대규모 사업이 진행되는 지역에서는 노무비 상승 폭이 더욱 크지만, 추가비용을 보전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김 실장은 이에 따라 “생산자물가지수를 대신해 건설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항목들의 가격 변동률만으로 한정해서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중장기적으로는 자재비 단품슬라이딩제도와 마찬가지로 노무직종에 한해 계약금액을 조정하도록 하는 노무비 단품슬라이딩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지역별 월간 단위의 노무단가가 조사돼야 하는 기반 조성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석기자 j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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