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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예가초과 입찰 부당] ‘실시설계 기술제안’ 취지 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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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huiir 댓글 0건 조회 879회 작성일 19-05-02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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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설계안 변경할 수 있는 운신 폭 좁아져… 발전없는 설계안만 양산

입찰자 기술력ㆍ창의력 유도해 고급 시설물 만든다는 순기능 잃을 우려

 
감사원이 조달청 예정가격 초과 입찰 관련 감사 결과 “앞으로 예정가격을 초과하는 입찰을 허용하는 입찰공고를 하는 일이 없도록하라”고 조치하면서 실시설계 기술제안 제도 도입 취지가 크게 퇴색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시설계 기술제안은 시장에 도입된 지 10여 년이 지나면서 기술형입찰의 한 방식으로 공공건설 시장에 자리 잡았다. 지난 2007년 10월 ‘기술제안입찰 등에 의한 계약’ 조항이 국가계약법 시행령에 신설되면서 시장에 도입됐다.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조달청은 2011년부터 2018년 11월까지 24건의 공사를 실시설계 기술제안으로 집행하면서 예정가격 초과 입찰을 허용해 입찰공고했다. 이 중 6건을 예정가격을 초과해 계약을 체결했다.

한 입찰제도 전문가는 “실시설계 기술제안은 정부가 작성한 실시설계서보다 수준 높은 공공시설물을 생산하도록 입찰자가 가진 신공법ㆍ신기술 등 기술력과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예산금액만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입찰자가 창의력과 기술력을 발휘해 도금금액과 관급자재 금액을 변경해 수준 높은 시설물을 생산하는 것이 실시설계 기술제안의 취지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실시설계 기술제안 제도 도입 취지를 고려할 때, 예정가격 초과 입찰을 금지하는 감사원의 이번 조치가 제도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기존 설계에 따른 공사예정금액 안에서만 기술제안을 통해 설계변경을 하라는 것으로, 기존 설계안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설계안을 제시할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입찰자의 창의력과 기술력 발휘가 크게 제한돼 실시설계 기술제안 도입 취지가 크게 훼손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결국, 기존 설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기술제안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존 설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의 기술제안이 나오면 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을 도입할 이유가 없어질 우려도 있다.

공공 시설물 수준이 높아지기 어려워 건설산업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실시설계 기술제안이 건설업계 기술력 향상을 이끌어낸다는 또 다른 순기능 역시 퇴색될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실시설계 기술제안이 수준 높은 기술제안을 위한 것이라면, 총 공사비를 넘지 않으면 예정가격 초과 여부를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공공시장 한 전문가는 “총 공사비를 넘지 않는 수준의 예정가격 초과는 예산 낭비가 아니라 고품질 생산을 위한 투자로 바라봐야 한다. 정부 역시 기존 설계안보다 기술력이 반영된 시설물이 나오면 이득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경제> 한상준기자 newspia@한상준기자 news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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