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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깜깜이 입찰'에…앉아서 수백억 날린 韓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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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644회 작성일 19-06-1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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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관 시공社, 589억 낮게 쓴 삼성물산 대신 계룡건설 선정
의혹제기·감사원 지적 이어지자 취소…완공 2년 이상 지연
월세만 300억 더 내야할 韓銀, 조달청 상대로 손배訴 검토
한국은행 통합별관 신축공사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17일 한은 본관(맨 왼쪽) 옆에 있는 제1별관, 2별관이 가림막 공사만 한 채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한국은행 통합별관 신축공사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17일 한은 본관(맨 왼쪽) 옆에 있는 제1별관, 2별관이 가림막 공사만 한 채 덩그러니 남겨져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각국 중앙은행 건물은 그 나라의 통화정책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설립된 지 80년이 넘은 미국 워싱턴DC 에클스빌딩(미 중앙은행(Fed) 본관)이나 독일 프랑크푸르트 한복판에 솟아있는 유럽중앙은행(ECB) 청사는 경제강국의 전통과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 건물로 꼽힌다. 하지만 우리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은 본관을 떠나 서울 태평로 옛 삼성본관에서 월세살이를 한 지 이달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얼마나 길어질지 기약도 할 수 없다. 한은 통합별관 공사를 맡은 조달청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법령을 위반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조달청 '깜깜이 입찰'에…앉아서 수백억 날린 韓銀
조달청은 2017년 12월 삼성물산 현대건설 계룡건설이 참여한 입찰에서 계룡건설을 낙찰예정자로 선정했다. 계룡건설이 써낸 가격은 공사예정금액인 2829억원을 4억원 초과했다. 2위인 삼성물산보다도 589억원 높았지만 기술력 평가에서 계룡건설이 월등히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삼성물산과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와 감사원 감사 등이 이어지면서 조달청은 입찰공고를 취소했다. 시공사 선정이 원점으로 되돌아가면서 내년 하반기로 예정됐던 한은 통합별관 완공 시기는 적어도 2년 이상 늦춰지게 됐다. 한은은 최소 300억원(월세 13억원)의 임차료를 추가로 내야 할 판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약 없는 월세살이를 ‘깜깜이 조달행정’이 낳은 예산 낭비 사례로 보고 있다. 지난달 계룡건설이 낙찰자 지위를 인정해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공사는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한은뿐만이 아니다. 조달청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신축공사, 올림픽스포츠콤플렉스 조성공사 등도 시공사를 선정했다가 최근 취소하면서 건설사들의 줄소송에 휘말렸다. 한은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등은 공사가 차질을 빚자 조달청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검토에 들어갔다.
한국은행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서울 태평로 옛 삼성본관 건물.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한국은행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서울 태평로 옛 삼성본관 건물.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조달청에 맡겼다가 공사 지연 '날벼락'…기약없는 '韓銀 월세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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