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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찰불길’ 번진 공공건설...진화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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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71회 작성일 24-03-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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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형입찰 1차 유찰률 ‘90%’

기타공사 수의계약 전환 잇따라
실행률 악화로 건설업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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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기술형 입찰에서 시작된 유찰 불길이 기타 공사로까지 번지며 공공 건설시장이 아슬아슬하게 돌아가고 있다. 간신히 경쟁구도가 성립되거나, 유찰 끝에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사업 대부분 실행률이 좋지 않아 정부의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추진하는 ‘남산 곤돌라 설치공사’에 건설사 한 곳이 단독 입찰하며 수의계약 전환이 추진 중이다.

추정가격 363억원 규모, 설계·시공병행방식(우선시공·Fast-Track)으로 시행하는 ‘남산 곤돌라 설치공사’ 사업은 앞서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 걸쳐 진행한 재공고에서 참여 건설사가 한 군데도 나타나지 않아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단계에서 유찰된 바 있다.

당시 조달청은 사업성을 높이고자 곤돌라 내 공조시설 등의 스펙 완화를 권고해 재발주했음에도 건설사들의 외면을 받았다. 사업성이 워낙 좋지 않았던 탓이다.

A사 관계자는“특히 이 사업은 서울시가 환경단체와 협의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해 간접비 리스크까지 있다. 서울시가 E/S(총공사비 조정)를 대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추정가격 1665억원 규모·실시설계 기술제안 방식의 ‘군산전북대학교병원 건립공사’는 작년 12월 유찰된 후, 이달 재공고 과정에서 기초금액을 상향 조정해 간신히 경쟁 구도가 성립됐다. 계룡건설산업과 동부건설이 고심 끝에 PQ를 제출한 덕분이다. 상향된 기초금액은 약 195억원으로 부족한 사업 실행률을 어느 정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계룡과 동부의 근심은 깊다. 실행률이 100%에 근접하기 때문에 병원 공사의 난이도를 감안했을 때 ‘아차’ 하는 순간 실행률이 초과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두 차례 유찰 끝에 기획재정부 심사에서 삭감됐던 사업비 14%를 원상복귀해 재발주한 ‘서울시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건설공사’ 3건 역시 여전히 실행률이 아슬아슬해 수의계약으로 전환 가능성이 크다.

기타 공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추정가격 304억원 규모·종합심사낙찰제 방식의 ‘호남고속철도 광주송정역 증축공사’는 지난 7일 유찰됐다. 참여한 건설사 두 군데 중 한 군데는 실적 미달이었고 나머지 건설사도 사업 수주에 큰 의향을 보이지 않아 공단은 추가 발주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C사 관계자는 “공단의 역사 건축사업 자체가 실행률이 대단히 박하기 때문에, 실적 기준을 완화해 재발주할 경우 더 큰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사업비부터 먼저 확보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달 조달청에 4차 계약 요청을 접수한 종합평가낙찰제 방식의‘광주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건설공사’의 7ㆍ10공구 역시 유찰을 피하기 어렵단 지적이다. 다른 공구를 수주한 건설사들도 실행률을 문제로 수의계약 요청을 거부한 상태여서 광주시의 적극적인 추가 사업비 확보가 없이는 계약 체결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산업정책연구실장은 “현재 기술형 입찰의 1차 유찰률이 90%에 달한다. 앞서 5년 전 우리나라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던 일본에서는 예정가격 초과 투찰을 허용해준 바 있다”라며, “조달청 및 발주기관 차원이 아닌, 중앙 정부 차원의 근본적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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