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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SOC 투자의 중요성 일깨워 준 강릉 가뭄 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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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회 작성일 25-09-0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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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가 최악의 가뭄과 식수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강릉시는 올여름에 가뭄이 이어지자 기우제까지 지냈다. 강릉에는 재난 사태가 선포됐고 소방동원령도 내려졌다. 가뭄으로 재난 사태가 선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릉 최대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일 현재 14% 대로 떨어졌다. 식수 공급의 마지노선으로 꼽히던 15% 선이 무너진 것이다. 강릉시는 수도 계량기를 75%까지 잠그는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강릉시는 생활 인구와 관광객이 늘어 생활용수량이 2010년 6만7000t에서 지난해 9만7000t으로 급증했다.

강릉시의 지난달 29일까지 올해 누적 강수량은 404.2㎜로 평년(944.7㎜)의 40% 수준에 그쳤다.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은 하천의 경사가 급하고 강폭도 좁아 비가 와도 금세 동해로 물이 흘러 나간다. 강릉시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2017년 초와 지난해 여름에도 물 부족 사태를 겪었다. 이 때문에 지하에 물을 가둬 가뭄 때 활용하자는 ‘지하댐’ 건설론이 제기됐지만 시기를 놓쳤다. 강릉시는 뒤늦게 연곡천 지하댐 건설에 들어갔지만 빨라야 2027년 이후에나 완공된다. 반면 인접 속초시는 상수원인 쌍천이 매년 바닥을 보이자 2021년에 저수량 63만t 규모의 지하댐을 건설해 물 부족에서 벗어났다.

강릉과 속초시는 SOC 투자에서 입장이 갈렸다. 선제적으로 대응한 속초시는 올여름에 물을 많이 쓰는 ‘워터밤 축제’ 등 각종 행사를 거뜬히 치렀다. SOC는 경제 성장의 도구이자 재난에 대비한 국가적 보험이다. 평상시에는 불필요해 보이지만 위기 때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 강릉의 가뭄 재난은 “SOC 투자를 미루면 대가를 치른다”는 메시지를 우리 사회에 던졌다. SOC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후회하면 이미 늦은 것이다. 그럼에도 내년 예산안에서 SOC 투자 확대는 또다시 뒷전으로 밀렸다.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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