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Focus

경기 어려울수록 相生 확산위한 제도 마련해야

페이지 정보

작성자 경희대학교산업관계연구소 댓글 0건 조회 1,496회 작성일 09-12-03 16:36

본문

YA_NP_20091203_00027660_P.JPG

相生 멀리보는 경쟁력 <4> ‘상생문화 길을 찾다’ 좌담회
 사회: 박봉식 정경팀장

산업계에도 상생(相生)이 화두다.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생존을 결정하는 요소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건설은 오케스트라다. 원사업자와 협력사, 발주기관 등 수많은 건설주체들이 조화를 이룰 때 하모니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건설경제신문은 각계 전문가들을 모시고 좌담회를 열어 새로운 경영패러다임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생의 의미와 방향을 짚어봤다. 이날 좌담에는 박상우 국토해양부 건설정책관, 김상준 공정위 기업협력국장, 정하영 전문건설협회 건설지원본부장, 김관보 가톨릭대 행정학과장, 이의섭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실장, 정상락 현대건설 외주구매실장 등이 참여했으며 사회는 박봉식 정경팀장이 진행했다.





사회:상생협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발주기관과 종합, 전문, 현장 근로자 등 각 주체 간의 상생협력 현황 및 수준을 평가한다면.



 박상우 정책관 : 2006년부터 정부가 상생협의체를 현장에 설치하고,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를 시행하면서 종합·전문건설사 등 건설생산 주체들의 상생협력 수준이 점차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종합건설사 간에도 개별 편차가 커서 일률적인 평가를 하기는 힘들지만 4∼5년 전과 비교해 본다면 상생협력 분위기는 눈에 띄게 확산됐다.

 이의섭 실장 : 올해 공정거래위원회가 2009년 하도급거래 서면실태 조사 결과 2005년 80.3%였던 현금성 결제 비율이 2009년에는 93.2%로 증가했고, 하도급법 위반 혐의 업체 비율도 2005년 58.5%에서 2009년 42.9%로 감소했다. 지난 2월 국토부의 조사에서도 조사대상 3262개사 중 불법하도급업체는 3.8%(123개)에 불과했다.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해 볼 때 상생협력 노력은 5년 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진전됐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정하영 본부장 : 물론 수치상으로는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 전문건설업자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효과는 거의 없다. 작년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을 때 직접 시공자이자 구매자인 전문건설사가 제시한 손실보전 요청은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한 덤프 등 건설노조가 파업했을 때도 피해는 고스란히 전문건설사가 떠안았다. 현재의 상생협력 수준은 참여 주체 간의 이익 앞에 쉽게 무너지는 모래탑과도 같다. 종합건설업체 중 아직도 저가하도급심사제도 폐지를 거론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재의 상생협력 수준을 가늠하게 하지 않나.

 정상락 실장: 말씀하신 대로 아직 부족한 점은 많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인식 수준이 크게 나아진 것 역시 사실이다. 정부가 2005년도를 상생협력 원년으로 정하고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면서 건설산업의 각 구성원들도 상생협력의 중요성을 깨닫고 글로벌시대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상생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다. 특히 현대건설을 비롯한 상위 종합건설사들의 상생협력 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맞물려 지속가능 경영의 핵심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관보 교수 : 공정거래위원회의 상생협력에 대한 주기적인 평가와 건설경제신문이 주관하는 ‘2009년 건설협력증진대상’ 심사결과를 고려할 때 공로부문 공모자인 종합건설사들의 상생협력에 대한 실천의지, 협력 정도, 실천 효과, 연구성과 평가지표들이 상당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앞서 제기됐던 전문건설사들의 체감효과가 낮다는 의견 또한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수급사업자의 성과분배 이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협력회사들이 많다. 이는 상생협력의 문제점 진단과정에서 반드시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상생협력 대상 범위가 모든 합법적인 건설하도급 단계(2차 하도급 포함)까지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상준 국장 : ‘제로섬(Zero sum)’이라는 게임이 있다. 내가 이익을 얻고자 하면 상대방의 이익을 줄여야만 하는 게임이다. 과거 종합건설사들은 서로를 협력의 대상이 아닌 비용 전가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말 그대로 제로섬 게임을 한 것이다. 발주자에서 일선의 현장근로자로 단계가 내려갈수록 이러한 현상은 중층적으로 가속화돼 저가하도급과 저임금, 하도급대금 및 임금 체납 등이 부실시공을 가져오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악순환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 서로를 동반성장의 파트너로 인식하는 경향도 조금씩 자리잡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은 상생협력의 초기단계지만 앞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회: 전문건설사의 상생협력 체감효과가 낮다는 것은 여전히 큰 문제다. 그럼에도 상생협력 관계가 최근 들어 크게 개선됐다는 데는 다들 동의하는 분위기다. 종합건설사들의 상생협력 활동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 정도일까.



 김상준: 70점 정도 주고 싶다. 지금은 상생협력의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이 이상 점수를 주기 힘들다. 정부의 인센티브 없이 스스로 필요에 따라 상생협력이 이뤄지며 일방적인 지원이 아닌 상호협력의 형태를 띠기 시작할 때 100점 만점을 줄 수 있을 거다.

 정하영: 평균점수를 도출하기 힘들다. 0점에서 100점까지 업체마다 상생협력 활동이 확연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김관보: 상위 개선 그룹에 80∼90점, 중간 개선 그룹에 60∼70점을 주고 싶다. 상생협력은 이익 분배에 핵심이 있기 때문에 종합건설사들이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생협력을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박상우: 정하영 본부장과 같은 생각이다. 개별 업체간 편차가 너무 커서 일률적으로 점수를 매길 수 없다.

 

사회: 지적하신 대로 건설 업체간 상생협력 활동 편차가 큰 것은 문제다. 아직도 허울만 좋은 구호라고 보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 같다. 기업들이 정말 상생협력을 통해 궁극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보나.



 박상우: 건설업체의 이익은 근본적으로 발주자의 요구를 얼마나 충족시키느냐에 달렸다. 발주자의 요구는 크게 공사품질과 공사기간, 비용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가운데 공사품질 제고나 공사기간 단축은 공사 참여 주체 간의 긴밀하고 유기적인 협력관계 없이는 달성되기 어렵다. 따라서 상생협력은 건설업체에 선택의 문제가 아닌,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정하영: 작년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국제콘퍼런스에서 ‘교토식 경영’의 저자인 스에마쓰 지히로 교토대 교수가 흥미로운 말을 했다. 거품 붕괴 뒤 일본 기업들이 실적 악화에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교토에 근거지를 둔 기업들이 경이로운 성장을 달성한 비결은 구성원들이 열심히 하면 할수록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말을 그대로 건설현장에 적용하고 싶다. 상호 상생협력으로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개발, 정보공유 등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동시에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이면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상생협력은 국제 경쟁력 강화의 바탕이다. 종합건설업자들의 확고한 실천 의지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상락: 동의한다. 현재 전체 건설업체 중 설립된 지 10년 이내의 중소건설업체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많은 업체가 영세한 사업규모와 낮은 수익성으로 어려움을 겪는 셈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이윤 축소를 요구하는 방식으로는 지속성장에 한계가 있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안정적인 물량확보와 기술을 제공해 협력업체가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다. 협력업체의 발전은 대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상준: 얼마 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윌리엄슨 교수 역시 협력사와의 관계 양상과 거래비용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엇갈리며, 위압적인 계약관계보다는 신뢰에 기반을 둔 계약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개별 기업간 경쟁에서 기업 생태계 간 경쟁으로 시장이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GM과 도요타(Toyota)의 성패가 갈린 것은 기업생태계 체력의 차이에서 나온 것이다. 혼자만의 성장을 통해서는 이미 기업 생태계로 진화한 국제 기업들과의 싸움에서 질 수밖에 없다.

 

사회 : GM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상생협력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로 협력업체 쥐어짜기로 일관한 GM과 협력사와 장기간 신용관계를 중시해 온 볼보가 자주 거론된다. 제조업의 모범사례가 건설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는가.



 정하영: 가능하다. 아니 반드시 가능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생협력에 제조업과 건설업을 나누는 표준 모델은 없다. 업체 스스로 가장 유효한 상생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의 가지마 건설은 정보공유를 통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했고, 오바야시 구미건설과 다케나카 건설, 다이세이 건설 등도 업체마다 특색있는 전략적 상생 협력체계를 운영 중이다. 제조업이 아니라 건설업에도 장기적인 상생관계는 당연히 가능하다.

 정상락: 나 역시 가능할 것으로 본다. 볼보와 같은 장기적인 협력사례는 제조업뿐 아니라 건설업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이의섭: 결론부터 말하겠다. 제조업의 상생협력 모델을 그대로 건설업체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자동차산업과 건설산업은 시장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은 몇 개의 자동차 생산업체가 자동차를 공급하는 과점 구조이고, 건설업은 수많은 업체가 건설 서비스를 공급하는 경쟁구조다. 만약 소수 원도급자만이 존재하는 과점산업이라면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자가 적기 때문에 원도급자는 하도급자보다 과점적이고 우월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건설산업은 과점산업이 아니다. 그 때문에 건설공사에 있어서 하도급자도 다수 원도급자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원도급자가 하도급자보다 우월적 지위를 갖는다고 볼 수 없다.

 건설업의 상생협력 모델은 제조업과의 차이를 인식하고 원도급자가 항상 하도급자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갖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원도급자에 대한 규제가 정당한 규제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상생협력이란 명목으로 건설업 하도급 거래에 대해 정부가 불필요하게 개입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문제가 아닐까.

 박상우: 그렇다면 자동차 산업이 아니라 조선산업으로 눈을 돌려보자. 조선산업은 제조업적인 성격도 있지만, 건설산업처럼 수주산업의 특성이 있고 생산방식도 건설과 유사하다. 조선산업은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1인당 생산액과 부가가치액이 건설산업과 유사했으나 2004년 이후 격차가 4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매출액이나 시장 점유율도 세계 1위를 유지한다. 이 같은 조선산업의 발전 배경에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중소기업 간 협력관계가 있었다. 협력회사들이 기술개발을 통해 주요 기자재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해 대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켰다. 또한, 장기간에 걸친 노사화합도 조선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을 도왔다. 건설은 조선산업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김관보: 제조업과 건설업을 상생협력의 모델로 나누어서는 안 된다. 상생협력 모델의 기본 구조는 조직의 사명과 비전 설정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조직의 CEO부터 말단 직원까지 비전을 공유하고 핵심전략을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건설업체도 제조업체처럼 상생협력의 실질적인 결실을 얻으려면 협력업체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해 거래비용을 줄임으로써 상호 보완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행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하도급법 및 상생협력을 위한 바람직한 가이드라인 등은 앞으로 건설업이 자체적인 상생협력 모델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김상준: 나 역시 제조업이든, 건설업이든 상생협력의 중요성이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건설현장만큼 손발이 척척 맞는 것이 중요한 곳도 없을 거라고 본다. 수많은 돌발상황이 발생하는 만큼 일사불란한 팀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호신뢰와 협력이 이러한 팀워크를 발전시켜 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할 거다. 이를 바탕으로 신공법 공동개발이나 공기 단축이 가능하리라 본다.

사회: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 건설공사 낙찰률 하락 등으로 건설업계의 상생의지가 다소 꺾인 느낌이 없지 않다. 업계의 상생의지를 촉진할 수 있는 정책적인 대안은.



 김관보: 경기침체 여파가 건설업만이 아닌 전 산업에 미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건설현장의 발주자는 물론 종합건설사, 전문건설사들이 그동안 추진해 온 상생협력의 인센티브도 낮아질 수 있다. 상생협력의 유인구조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에 대한 현행 제도 설계의 인프라가 단기적인 보상이 아닌 5년, 10년, 20년 이후 장기적인 미래 보상함수의 현재가치까지 고려해 단기목표와 장기목표를 동시에 고려하는 전 기간 인센티브 구조를 포함하고 있는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하영: 최근 같은 경제위기 속에서는 정부의 건설부양정책이 가장 효과적인 상생협력을 촉진하는 방안이다. 건설물량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선 적정 공사비가 보장돼야 한다. 상생협력은 상호 이익을 전제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최저가낙찰제 확대, 품셈 하향, 덤핑 수주 등으로 이익이 극소화되는 상황에서 상생협력은 더욱더 어려울 것이다. 상생협력 의지를 촉진하고자 일반건설업자가 전문건설업자를 지원하면 조세특례 지원제도 마련, 상생협력 우수기업에 대한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의 신인도 평가 시 가점에 국한돼 있는 현행 제도를 확대해 정부 입찰 및 적격심사 시 가점 부여, 공기업 발주공사에 대한 수의계약 예외 조항 마련 등 실질적인 혜택이 부여될 수 있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박상우: 앞으로 상생협력은 단순히 시공과정에서 문제점을 시정하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략적인 기술개발이나 해외시장 진출 등에서 기업 간 유기적인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사업주와 근로자 간 또는 건설업체와 자재장비업체 간 상생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해외건설시장 진출을 위한 시장개척자금을 중소기업 위주로 지원하고 건설기술 R&D(연구개발) 사업에 대중소기업 간 협력을 유도하는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건설인력 전담 양성기관을 확충하고 체계적인 경력자격관리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상준: 어려운 때일수록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상생협력은 더욱 빛을 발한다. 지난 4월 7개 건설사의 상생협력 및 하도급공정거래협약 이행상황을 평가한 결과 100%에 가까운 현금성 결제비율을 유지하고 원자재를 공동구매하는 등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상생협력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공정거래협약 이행 우수 기업에 기존의 인센티브 외에 관계부처와 협조해 정부조달입찰이나 정책자금대출 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상락: 상생협력 촉진을 위해 정부 인센티브 지원 확대도 중요하지만 건설업계 전반에 걸친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기업 차원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건설업계 일선 실무자들이 공정거래 의식을 가져야만 상생이 빛을 발할 수 있다.

사회: 주계약자 공동도급 등 원하도급 협력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계약제도에 대해 평가를 내려달라. 또한 앞으로 전망은.



 박상우: 우리의 입찰제도는 업종 간 칸막이 규제를 유지한 채 획일적으로 운영된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이러한 경직된 제도 아래서는 상생협력 분위기가 정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 ‘주계약자 공동도급제’와 같은 종합·전문업체 간 상생협력을 촉진하는 제도들을 마련한 바 있다.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는 시범사업 추진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상생협력 관계를 선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의섭: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는 건설업 하도급 생산방식에 대한 잘못된 인식 하에 제도화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하도급 생산방식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경우 원도급자는 하도급자보다 우월적 지위에 있기 때문에 하도급자 보호를 목적으로 제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하도급 생산에서 원도급자는 항상 우월적인 지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반드시 하도급자를 보호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특정 공정에 필수적인 기술에 특허를 갖고 있으면 오히려 하도급자가 우월적 지위에 서게 된다.

 정하영: 그렇지 않다.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는 상생협력의 표본이다. 입찰 시부터 수직적 다단계 하도급 형태가 아닌 수평적 협력공동체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수평적 협력공동체 형태의 입찰제도는 건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실제로 올해 시범사업으로 처음 발주된 주계약자형 공동도급제도에서 주계약자인 일반건설업체와 구성원인 전문건설업체가 서로 협조하고 상생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관보: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는 전문건설업체도 원도급자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상생협력을 위한 유인구조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다만 이러한 입낙찰제도가 하도급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원도급자와의 자발적인 협력에 바탕을 둔 상생협력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도록 실제 운영과정에서 면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정상락: 이번 주계약자형 공동도급 시범사업 입찰과정에서 조금씩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에 정부가 좀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최저가낙찰제도 하에서 해당 공종의 견적가액 고수로 낙찰을 위한 견적금액 합의가 어려운 점, 추후 하자 발생 시 책임소재의 불분명으로 분쟁 발생 소지가 있는 점들은 제도 보완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박상우: 현재 정부가 발주기관 협의회를 통해 시범사업의 진행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서는 꾸준히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