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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상생(相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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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산업관계연구소 댓글 0건 조회 1,326회 작성일 09-12-0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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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봉 식 정경팀장
 기업은 살아있는 생물체라고 한다.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과 시스템에 따라 기업은 성장할 수도, 쇠퇴할 수도 있다. 기업 환경과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요인은 단순히 기업 내부 역량에 의해서만 결정되지는 않게 됐다. 내부뿐만 아니라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요소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기업 간에 서로 얽혀져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하면서 생명을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다. 마치 자연에서 하나의 종이 개체능력보다는 각 개체가 속한 종의 운명과 성쇠를 같이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기업 생태계라고 한다.

자연 생태계에도 종과 개체들이 건강하고 조화를 이룰 때 지속적인 생명력을 가진다. 기업생태계도 마찬가지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기업들이 제 기능을 다할 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이 항상 서로에게 이롭지만은 않다. 때로는 독으로 작용한다. 기업들이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경우에만 상생의 기업생태계라 할 수 있다.

공생이 아니라 상생이다. 공생은 악어와 악어새와 같이 서로 없어도 살 수는 있지만 함께 잘 살아보자는 의미이다. 이에 비해 상생은 너 없이는 나도 살 수 없으니 힘들더라도 함께 살아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너의 존재가 나의 생존을 결정하는 관계인 것이다. 그러나 너무 옹골지게 얽혀 때로는 서로에게 어떤 이득을 주는지도 모른다. 관계를 당연하게 여기기도 한다. 존재의 소중함을 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의 고리가 없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건설만큼 다양한 주체들이 사슬로 엮여 있는 산업도 드물다. 그래서 건설을 종합예술, 오케스트라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각 연주자들이 제자리에서 역할을 수행할 때 하나의 연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하모니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오케스트라는 존재할 수 없듯이 건설 각 주체들이 조화와 신뢰를 이루지 못하는 건설기업 생태계는 생명력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자연생태계든 기업생태계든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하는 것은 진화이다. 상생도 마찬가지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도 환경변화에 적응해 가야 한다. 기업 간 상생도 이제는 규정대로 대금을 지급하는 등 원사업자로서 소극적 의무만 이행하는 것으로는 진정한 상생을 이룰 수 없다. 협력사의 기술과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지난 2005년 정부가 상생협력 원년을 선포한 이후 지금까지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필요성에 공감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어떻게 공동의 파이를 키우고 효율적으로 나누느냐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오늘은 건설경제신문이 지난 2005년 원사업자와 협력사 간 상생협력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건설인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건설협력증진대상을 제정, 시행한 지 다섯 번째를 맞는 날이다. 일반건설 9개사, 전문건설 8개사, 개인 3명 등이 국토해양부장관, 지식경제부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 표창을 받는다. 이들 가운데 일반건설사들은 협력사에 대해 법에 규정된 거래 관계를 넘어선 협력방안을 제공하는 데 힘을 모은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전문업체들도 원사업자의 지원을 기다리는 수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스스로 기술을 개발해 원사업자의 경쟁력에 보탬을 주는 방안을 고민한 것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상생의 진화를 보여준 모범 사례라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등 어려움 속에 피어난 꽃이기에 더욱 그 향기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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