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춘천고속도로 민자사업자, 도급비 56%만 하도급 업체에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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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273회 작성일 10-03-17 13:59본문
사업자 “도급비로 86% 써”
지난해 7월 개통된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민자사업자인 서울춘천고속도로㈜가 공사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5000억원 가까운 ‘부당이익’을 얻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료가 공개됐다. 이 도로 건설 비용의 40% 이상은 국고여서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편입 구간인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송산리 주민 함형욱(46)씨가 국토해양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과 4년에 걸친 소송 끝에 받아낸 ‘서울-춘천 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1~8공구) 건설 하도급 내역서’를 보면, 서울춘천고속도로㈜는 하도급 부분금액 1조1333억원 가운데 56%인 6502억원만 하도급 업체한테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4%인 4831억원 가운데 상당액이 민자사업자 수중에 따로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하도급 내역서란 대기업 건설사들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도로·항만·다리 등의 토목공사를 따낸 뒤, 실제 공사를 진행하는 전문건설업체 쪽에 하도급을 준 명세를 모은 자료다. 서울~춘천 고속도로는 서울 강일동과 강원 춘천시 조양리를 잇는 61.41㎞의 민자도로로, 서울춘천고속도로㈜가 2조2725억원을 들여 건설했다.
정부와 서울춘천고속도로㈜가 2004년 맺은 실시협약서를 보면, 총사업비 가운데 민자사업자가 투자한 돈은 3237억원이며, 43%는 국고(9773억원), 나머지는 정부가 지급보증을 선 금융권 대출 등이었다. 서울춘천고속도로㈜의 주요 주주는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 한국교직원공제 등이다.
이와 함께 전체 사업비(2조2725억원) 중에서 하도급 부분금액(1조1333억원)을 뺀 나머지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함씨는 “국토부가 문서를 전면 공개하지 않았거나, 나머지 돈의 일부도 민자사업자 쪽이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춘천고속도로㈜는 “나머지 금액은 정부가 지급한 토지보상비(4600억원)와 물가상승률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민자사업자가 하도급 부분금액의 44% 가운데 상당액을 차지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재비, 직영공사비, 판매관리비 등에 쓰인 돈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로, 이런 비용을 더하면 56%가 아니라 86%”라며 “과다한 이익을 취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은 “자재비 등의 비용은 하도급 부분금액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국민의 혈세로 폭리를 얻은 민자사업자가 숫자 맞추기에 급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함씨는 2007년 3월 국토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소송에 나서 3년 만에 이 자료를 받아냈다. 국토부는 지난 2월 대법원이 정보공개 판결을 내린 뒤에도 자료 공개를 거부해오다, 문서 공개를 하지 않으면 하루에 100만원씩 물어줘야 하는 ‘간접강제’ 소송에서 패한 뒤 겨우 문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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