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제안서에 진땀 빼는 엔지니어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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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506회 작성일 10-04-14 14:37본문
"바뀐 PQ제, 입찰비리 키울라" 우려도
기술력 평가배점을 높인 설계·감리업체 선정방식이 차츰 확대 적용되면서 이를 둘러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발주처가 업자 선정 때 사전 통과방식(Pass or Fail), 기술자평가(또는 기술제안서 심의)제, 책임기술자 면접제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다분히 주관적인 평가요소가 많아 입찰비리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최근 수서~평택 간 고속철도 4개 공구 노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관련 PQ 접수를 마쳤다. 여기에는 청석엔지니어링 등 11개사가 대거 뛰어들어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용역이 관심을 끄는 것은 새로 바뀐 PQ제가 철도공사에 처음 적용되기 때문.
철도시설공단은 지난달부터 PQ평가를 점수제에서 통과방식으로 운영하되 기본설계비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실시설계는 10억원 이상 20억원 미만)은 ‘기술자평가서(SOQ)’를, 10억원 이상(실시설계는 20억원 이상)은 ‘기술제안서(TP)’를 평가하도록 했다. 이번 용역은 공구별로 설계금액이 78억~86억원으로 기술제안서 평가 대상이다.
이에 따라 입찰참가 업체들은 기술제안서 작성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A사 관계자는 “최근 바뀐 PQ기준이 적용된 용역입찰을 보니 과거에 비해 TP평가 때 1~2위 격차가 엄청 커졌다”며 “TP 평가에서 1위를 못하면 사실상 탈락이기 때문에 TP 작성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곳곳에 컬러 넣고 설계항목을 디테일하게 작성하면 TP에만 1억원대 비용이 들어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바뀐 PQ제에 대한 업계의 불만은 크게 2가지다. 첫째, 기술력 평가를 강화하기 위해 제도를 바꿨지만 정작 평가대상 기술력의 대부분이 보편화돼 업체간 차이가 미미하다. C사 관계자는 “초장대교 등 일부 난이도 높은 공사를 빼고는 토목설계업체의 기술력이 평준화된 상태라 변별력 떨어진다”고 말했다. 둘째, 주관적 평가요소가 늘면서 입찰비리를 부추기고 있다. B사 관계자는 “90년대 후반 TP 평가 시절 각종 비리사건으로 PQ제로 바뀌었는데 10여년만에 TP로 회귀했다”면서 “주관적 평가요소 많고 발주처 공무원한테 재량권을 다 넘겨준 만큼 로비에 의한 수주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뀐 제도를 적극 활용해 실적확대의 기회로 삼으려는 업체도 있다. D사 관계자는 “실적 부족 업체들도 이제는 PQ 90점만 넘고, 기술제안서 잘쓰면 수주확률이 올라간다”며 “해외가점 등도 통과방식 하에서는 의미가 없어지니 한결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발주처가 업자 선정 때 사전 통과방식(Pass or Fail), 기술자평가(또는 기술제안서 심의)제, 책임기술자 면접제 등을 도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다분히 주관적인 평가요소가 많아 입찰비리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최근 수서~평택 간 고속철도 4개 공구 노반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관련 PQ 접수를 마쳤다. 여기에는 청석엔지니어링 등 11개사가 대거 뛰어들어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용역이 관심을 끄는 것은 새로 바뀐 PQ제가 철도공사에 처음 적용되기 때문.
철도시설공단은 지난달부터 PQ평가를 점수제에서 통과방식으로 운영하되 기본설계비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실시설계는 10억원 이상 20억원 미만)은 ‘기술자평가서(SOQ)’를, 10억원 이상(실시설계는 20억원 이상)은 ‘기술제안서(TP)’를 평가하도록 했다. 이번 용역은 공구별로 설계금액이 78억~86억원으로 기술제안서 평가 대상이다.
이에 따라 입찰참가 업체들은 기술제안서 작성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A사 관계자는 “최근 바뀐 PQ기준이 적용된 용역입찰을 보니 과거에 비해 TP평가 때 1~2위 격차가 엄청 커졌다”며 “TP 평가에서 1위를 못하면 사실상 탈락이기 때문에 TP 작성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곳곳에 컬러 넣고 설계항목을 디테일하게 작성하면 TP에만 1억원대 비용이 들어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바뀐 PQ제에 대한 업계의 불만은 크게 2가지다. 첫째, 기술력 평가를 강화하기 위해 제도를 바꿨지만 정작 평가대상 기술력의 대부분이 보편화돼 업체간 차이가 미미하다. C사 관계자는 “초장대교 등 일부 난이도 높은 공사를 빼고는 토목설계업체의 기술력이 평준화된 상태라 변별력 떨어진다”고 말했다. 둘째, 주관적 평가요소가 늘면서 입찰비리를 부추기고 있다. B사 관계자는 “90년대 후반 TP 평가 시절 각종 비리사건으로 PQ제로 바뀌었는데 10여년만에 TP로 회귀했다”면서 “주관적 평가요소 많고 발주처 공무원한테 재량권을 다 넘겨준 만큼 로비에 의한 수주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바뀐 제도를 적극 활용해 실적확대의 기회로 삼으려는 업체도 있다. D사 관계자는 “실적 부족 업체들도 이제는 PQ 90점만 넘고, 기술제안서 잘쓰면 수주확률이 올라간다”며 “해외가점 등도 통과방식 하에서는 의미가 없어지니 한결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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