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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위기의 건설산업 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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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350회 작성일 10-04-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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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아파트발 위기 수면 위로

  경기침체 여파로 미분양 아파트 소진이 답보상태를 보이면서 건설사들의 돈맥경화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지방에서 분양에 나섰다가 미분양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 건설사들이 워크아웃(기업재무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민간아파트발 위기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공공에서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확대하면서 민간 분양시장이 더 얼어붙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을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많아지면서, 민간 분양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건설사들의 분양계획에 차질을 불러오고 있다.

 지방 미분양 문제 고착화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으로 양도세 감면 혜택을 내놓았지만, 집값 하락기에 집을 사려는 수요가 없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방 미분양을 우려해 건설사들이 지방에서 주택공급을 자제했고, 상당 기간 주택공급이 끊기면서 중소형 위주로 주택 수요가 살아나고는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정부에선 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기 위해 업계에 분양가 인하 등 자구노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분양가 인하는 분양 주체인 시행사와 시공사간의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시공사가 분양가 인하를 요구해도 시행사에서는 분양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에 쉽게 분양가 인하를 강행하지 못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이 잘돼야 분양대금이 들어오고 공사비가 회수되는데, 분양가 인하를 요구해도 시행사에서는 안하려고 하고 분양가를 내리게 되면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미분양 해소 대안으로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로 돌리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계약기간 동안은 보증금으로 받은 돈으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고, 세입자들을 상대로 살던 집을 사도록 마케팅을 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을 자제하면서 미분양아파트가 주춤하고는 있지만 건설사들이 공급을 무한정 연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분양사업 대부분을 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추진하기 때문에 사업이 지연될수록 대출 이자가 쌓여 자금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규 분양물량이 풀리면 미분양 아파트가 양산되고, 이로 인해 시장이 더 위축되는 악순환의 반복이 불가피해 지고 있다.

 부산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건설사 관계자는 “PF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분양을 하게 되는데, 시장이 너무 위축돼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지방의 경우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것이란 막연한 불안감이 팽배해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미분양아파트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금자리로 민간 주택공급 위축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는 민간 분양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건선사들은 “보금자리주택 때문에 분양시기도 못 잡겠고 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4월 분양을 계획했던 건설사 대부분이 3차 보금자리주택 예정지가 발표됐던 이달 초부터 2차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이 예정된 5월 초 사이 분양을 꺼리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분양시기를 올 상반기 또는 하반기로 변경했지만 분양일정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민간 건설사들이 보금자리주택 흠집내기에 나서고 있다”며 정책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갈등의 폭이 더 깊어질 전망이다.

 당초 건설사들이 계획한  4월 분양물량은 전국 37개 단지에서 총 2만4361가구였다.

이 중 보금자리주택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수도권 예정공급량은 25개 단지, 1만5604가구로 집계됐다.

 하지만 4월 실제 공급량은 계획량의 절반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대다수의 건설사가 분양을 6월 또는 하반기로 미룬 상태다.

 2차 보금자리주택 예정지 인근에서 분양을 준비했던 한화건설(남양주 별내지구, 729가구)과 대우건설(부천시 소사본동, 797가구)은 분양일정을 5월 이후로 연기했다.

또 경기 파주시와 김포시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극동건설과 남광토건, 일신건영 등도 분양을 미뤘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나마 4월 분양을 시도한 민간 건설사의 분양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청약 1순위 마감’에 문제가 없었던 서울 재건축 단지마저 미달사태를 맞고 있는 것.

 지난 14일부터 접수를 시작한 재건축 단지인 ‘역삼 서해 더블루’는 2순위(2순위까지 청약통장 필요)까지 청약 결과, 9개 주택형 중 5개가 미달됐다.

 H건설사 분양팀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부가 민간 건설사 상황을 너무 고려하지 않는다”며 “공공이 주도하는 사업이라 민간 건설사들은 아무런 대책도 세울 수 없는 상태”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분양가 인하ㆍ신평면 개발로 수요 되살려야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해 있는 건설사들에게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건설사들은 정부에 주택규제완화와 보금자리주택 공급의 속도조절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 따라서 건설사들 스스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모든 문제에 답이 있듯이, 어떠한 위기 상황에서도 살아날 길이 있는 게 진리다.

 업계 전문가들은 그 길을 ‘자구노력 강화’와 ‘철저한 시장조사’를 꼽았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장은 “보금자리주택에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은 주택 수요가 죽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민간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조금 낮추고 새로운 평면개발 등 자체적인 노력을 강화한다면 다시 수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국 서일대 교수는 최근 양호한 성적을 기록한 지방분양을 예로 들며 철저한 시장조사를 주문했다.

 이달에 분양을 진행한 충남 서산시 한성필하우스나 경북 포항시 양덕트리니엔 등은 지방이라는 약점을 이겨내고 3순위까지 대부분 주택형 모집을 마감했다. 양덕트리니엔을 공급한 삼구건설 측은 “꼼꼼한 시장조사가 안겨준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정부가 나서서 공급하는 물량이라 민간 건설사가 직접적인 대책을 세울 수는 없다. 그러나 보금자리주택을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공공주택 역할의 재정립과 정책 조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하고 “건설사들은 미분양 해소와 원활한 신규사업 추진 등으로 이를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윤태기자 hyt@ 최남영기자 hi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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