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건설사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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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377회 작성일 10-05-24 09:44본문
[Nwes & People] 오치훈 대한제강 부사장
자른다(Cut), 구부린다(Bend), 저장한다(Keep), 운반한다(Deliver). 허전하다. 뭔가가 빠진 듯하다. 그렇다. 목적어가 없다. 이 동사들은 뭘 필요로 할까? 뜻밖이다. 답은 철근이다.
그렇다면 주어는? 대한제강이다. 철근과 C-B-K-D를 엮어 새로운 지평을 열려고 한다. 의욕적으로 내디딘 발걸음은 곧 철근가공사업이다. 부산에 소재한 국내 7대 전기로제강사 중 하나인 대한제강은 요즘 뉴스의 총아로 떠오르며 건설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철근가공사업? 전문가가 아닌 이상 무엇을 뜻하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 철근유통은 대개 ‘주문한다(Order)-운반한다(Deliver)’, 두 과정으로 이뤄진다. 수요처인 건설사가 필요한 규격의 철근을 제강사에 주문하면 제강사가 건설현장에 운반한다. 가공사업은 다르다. 철근가공공장을 두고 건설사가 원하는 규격과 형태로 철근을 자르고 구부린다. 공장 내에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운반한다. 제강사 구실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스타즈(Staz).’ 대한제강이 C-B-K-D 방식을 도입하며 창안한, 현답(賢答)을 담은 해법이다. 즉 철근의 A부터 Z까지 모든 해법을 제시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단순한 철근제조자(Steel Manufacturer)가 아닌, 해법제공자(Solution Provider)가 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실무를 총책임지고 있는 오치훈 부사장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울지사에서 만났다.
-대한제강이 철근가공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4년으로 알고 있다. 스타즈를 론칭한 것은 지난 1일이다. 브랜드를 시작하면서까지 가공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가 궁금하다.
“철근가공사업으로 첫 수주는 2006년 대우건설의 부산~경남 거제 연결도로(거가대교) 현장이었다. 현재 전국 30여 개 건설현장에 가공철근을 납품하고 있다. 대한제강이 생산하는 가공철근의 품질ㆍ가치ㆍ서비스를 건설업계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2009년 초 스틸솔루션사업팀을 구성, 스타즈 개발에 들어갔다. 국내에도 수십 곳의 철근가공업체가 있다. 스타즈를 통해 대한제강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스타즈는 철근을 미리 공장에서 가공한 후 건설현장으로 운반하는 공장가공의 형태다. 이 같은 방식은 예전부터 있어 왔지만, 활성화하지는 못한 것으로 아는데.
“국내 연간 철근 수요를 1000만t으로 봤을 때 20~30%가 공장가공이다. 일본과 서유럽 국가에서 공장가공 비중이 9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적다. 재미있는 사실은 20~30%의 비중이 20년 전이나, 지난해나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철근가공업체와 건설업계의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 제강사를 중심으로 한 ‘주문-운반’의 유통관행이 꾸준히 유지된 것도 원인이다. 이제는 다르다. 원가절감이 건설업계의 필수가 됐다. 철근은 원가절감에 가장 유리한 자재다.”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철근에 있어 원가절감 방안으로는 단가 조정, 인건비 절감, 철근의 효율적 사용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인건비 절감과 단가 조정은 사실상 제어가 쉽지 않다. 철근 손실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가공철근의 경우 건설현장에서 원하는 사이즈와 형태로 만들어 가져간다. 버려지는 철근이 없다. 로스(Loss)율이 제로에 이른다. 비록 일부 건설사가 현장가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사적 관점에서 공장가공이 유리하다. t당 2만원의 절감은 반드시 보장한다.
재고관리에도 효과적이다. 건설현장이 도심지라면 철근을 놓아둘 야적지가 부족할 때가 있다. 공장가공을 하면 작업 당일에 철근이 주문한 양만큼 도착한다. 그만큼 자금흐름(Cash Flow)이 유연해질 수 있다.”
-가공철근을 납품받은 건설현장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텐데 대책이 있다면.
“AFM(Account Field Manager: 현장관리자) 제도를 두고 있다. 스타즈는 전문가용 솔루션이다. 가공철근 관련 이슈나 문제가 발생하면 조속히 건설현장에 투입된다.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을 책임진다. 대한제강은 단순한 철근제조자가 아닌 해법제공자가 되는 게 목표다.”
-스타즈 론칭에 따라 가공철근 생산력도 늘려야 할 듯싶다. 현재 생산력은 어느 정도이며, 향후 목표는.
“부산 녹산공장, 경기도 화성공장에 이어 지난 3월에는 경기도 평택에 제3공장(제1설비)을 준공했다. 각각 가공철근만 매월 1만5000t, 1만t, 3만t씩 총 5만5000t을 생산한다. 연간 총생산량이 66만t 정도 되는 셈이다. 내년 4월 평택공장에 제2설비가 들어서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한제강의 총매출에서 (스타즈를 중심으로 한) 가공철근의 매출을 현재 20%에서 40%로 2배가량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60%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스타즈는 계속 변화하는 솔루션이다. 건설사를 포함한 고객에게 다양한 대한제강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
-철근 가격을 둘러싼 제강사와 건설사의 줄다리기가 매달 끊이지 않고 있다. 스타즈가 이 같은 줄다리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지, 또 스타즈를 통한 기대치는 어느 정도인지.
“이번 3주간의 철근공급 중단상황에서도 가공철근은 건설현장에 계속해서 공급했다. 가공철근의 경우 철근 단가ㆍ가공비ㆍ운송비 등 비용을 모두 포함해서 계약한다. 대한제강과 건설사의 기대치가 동등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할 요소가 없다. 일반 철근의 경우 ‘선공급 후정산’ 시스템이다. 기대치가 달라 두 업계 간 마찰이 생긴다.”
-올초 베트남에 대표 사무소를 두고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동남아 국가들 중 베트남에 주목한 이유는.
“2008년 말 기준으로 인구가 8600만명에 달하면서 많고 젊다는 판단에서다. 경제성장이 한국의 1970~80년대처럼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어 진출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 철강업의 경우 제조업종에 속하지만 2~3년 투자한 후 (상황이 좋지 않으면) 바로 철수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니다. 사회기반시설(SOC) 건설과 연계돼 있어 10년 이상의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한제강 홈페이지나 공식 블로그를 보면 ‘젊다는’ 이미지가 풍긴다. 특히 블로그를 통해 사원들이 서로 교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철강업은 보수업종이다. 일반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온라인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철강업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대화를 통한 교류를 중요시한다. 세월이 지나면 사회가 변화하듯 기업도 바뀌어야 하며, 철강업 역시 그러하다. 대한제강의 다양한 면모를 알리는 것도 목표다.”
글=정석한기자 jobize@ 사진=안윤수기자 ays77@
자른다(Cut), 구부린다(Bend), 저장한다(Keep), 운반한다(Deliver). 허전하다. 뭔가가 빠진 듯하다. 그렇다. 목적어가 없다. 이 동사들은 뭘 필요로 할까? 뜻밖이다. 답은 철근이다.
그렇다면 주어는? 대한제강이다. 철근과 C-B-K-D를 엮어 새로운 지평을 열려고 한다. 의욕적으로 내디딘 발걸음은 곧 철근가공사업이다. 부산에 소재한 국내 7대 전기로제강사 중 하나인 대한제강은 요즘 뉴스의 총아로 떠오르며 건설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철근가공사업? 전문가가 아닌 이상 무엇을 뜻하는지 확실히 알 수 없다. 철근유통은 대개 ‘주문한다(Order)-운반한다(Deliver)’, 두 과정으로 이뤄진다. 수요처인 건설사가 필요한 규격의 철근을 제강사에 주문하면 제강사가 건설현장에 운반한다. 가공사업은 다르다. 철근가공공장을 두고 건설사가 원하는 규격과 형태로 철근을 자르고 구부린다. 공장 내에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기에 운반한다. 제강사 구실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스타즈(Staz).’ 대한제강이 C-B-K-D 방식을 도입하며 창안한, 현답(賢答)을 담은 해법이다. 즉 철근의 A부터 Z까지 모든 해법을 제시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단순한 철근제조자(Steel Manufacturer)가 아닌, 해법제공자(Solution Provider)가 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실무를 총책임지고 있는 오치훈 부사장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서울지사에서 만났다.
-대한제강이 철근가공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4년으로 알고 있다. 스타즈를 론칭한 것은 지난 1일이다. 브랜드를 시작하면서까지 가공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이유가 궁금하다.
“철근가공사업으로 첫 수주는 2006년 대우건설의 부산~경남 거제 연결도로(거가대교) 현장이었다. 현재 전국 30여 개 건설현장에 가공철근을 납품하고 있다. 대한제강이 생산하는 가공철근의 품질ㆍ가치ㆍ서비스를 건설업계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2009년 초 스틸솔루션사업팀을 구성, 스타즈 개발에 들어갔다. 국내에도 수십 곳의 철근가공업체가 있다. 스타즈를 통해 대한제강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스타즈는 철근을 미리 공장에서 가공한 후 건설현장으로 운반하는 공장가공의 형태다. 이 같은 방식은 예전부터 있어 왔지만, 활성화하지는 못한 것으로 아는데.
“국내 연간 철근 수요를 1000만t으로 봤을 때 20~30%가 공장가공이다. 일본과 서유럽 국가에서 공장가공 비중이 90%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적다. 재미있는 사실은 20~30%의 비중이 20년 전이나, 지난해나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철근가공업체와 건설업계의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 제강사를 중심으로 한 ‘주문-운반’의 유통관행이 꾸준히 유지된 것도 원인이다. 이제는 다르다. 원가절감이 건설업계의 필수가 됐다. 철근은 원가절감에 가장 유리한 자재다.”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철근에 있어 원가절감 방안으로는 단가 조정, 인건비 절감, 철근의 효율적 사용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인건비 절감과 단가 조정은 사실상 제어가 쉽지 않다. 철근 손실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가공철근의 경우 건설현장에서 원하는 사이즈와 형태로 만들어 가져간다. 버려지는 철근이 없다. 로스(Loss)율이 제로에 이른다. 비록 일부 건설사가 현장가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사적 관점에서 공장가공이 유리하다. t당 2만원의 절감은 반드시 보장한다.
재고관리에도 효과적이다. 건설현장이 도심지라면 철근을 놓아둘 야적지가 부족할 때가 있다. 공장가공을 하면 작업 당일에 철근이 주문한 양만큼 도착한다. 그만큼 자금흐름(Cash Flow)이 유연해질 수 있다.”
-가공철근을 납품받은 건설현장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텐데 대책이 있다면.
“AFM(Account Field Manager: 현장관리자) 제도를 두고 있다. 스타즈는 전문가용 솔루션이다. 가공철근 관련 이슈나 문제가 발생하면 조속히 건설현장에 투입된다.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을 책임진다. 대한제강은 단순한 철근제조자가 아닌 해법제공자가 되는 게 목표다.”
-스타즈 론칭에 따라 가공철근 생산력도 늘려야 할 듯싶다. 현재 생산력은 어느 정도이며, 향후 목표는.
“부산 녹산공장, 경기도 화성공장에 이어 지난 3월에는 경기도 평택에 제3공장(제1설비)을 준공했다. 각각 가공철근만 매월 1만5000t, 1만t, 3만t씩 총 5만5000t을 생산한다. 연간 총생산량이 66만t 정도 되는 셈이다. 내년 4월 평택공장에 제2설비가 들어서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한제강의 총매출에서 (스타즈를 중심으로 한) 가공철근의 매출을 현재 20%에서 40%로 2배가량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내년에는 60%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스타즈는 계속 변화하는 솔루션이다. 건설사를 포함한 고객에게 다양한 대한제강의 모습을 보이고 싶다.”
-철근 가격을 둘러싼 제강사와 건설사의 줄다리기가 매달 끊이지 않고 있다. 스타즈가 이 같은 줄다리기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지, 또 스타즈를 통한 기대치는 어느 정도인지.
“이번 3주간의 철근공급 중단상황에서도 가공철근은 건설현장에 계속해서 공급했다. 가공철근의 경우 철근 단가ㆍ가공비ㆍ운송비 등 비용을 모두 포함해서 계약한다. 대한제강과 건설사의 기대치가 동등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할 요소가 없다. 일반 철근의 경우 ‘선공급 후정산’ 시스템이다. 기대치가 달라 두 업계 간 마찰이 생긴다.”
-올초 베트남에 대표 사무소를 두고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동남아 국가들 중 베트남에 주목한 이유는.
“2008년 말 기준으로 인구가 8600만명에 달하면서 많고 젊다는 판단에서다. 경제성장이 한국의 1970~80년대처럼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어 진출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 철강업의 경우 제조업종에 속하지만 2~3년 투자한 후 (상황이 좋지 않으면) 바로 철수할 수 있는 업종이 아니다. 사회기반시설(SOC) 건설과 연계돼 있어 10년 이상의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한제강 홈페이지나 공식 블로그를 보면 ‘젊다는’ 이미지가 풍긴다. 특히 블로그를 통해 사원들이 서로 교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철강업은 보수업종이다. 일반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온라인 활동을 통해 사람들이 철강업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히 대화를 통한 교류를 중요시한다. 세월이 지나면 사회가 변화하듯 기업도 바뀌어야 하며, 철강업 역시 그러하다. 대한제강의 다양한 면모를 알리는 것도 목표다.”
글=정석한기자 jobize@ 사진=안윤수기자 ays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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